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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졌지만 사회가 보듬은 어느 젊은 장애인을 기리며”
독자투고/정진호 동두천두드림장애인학교 교장
  2020-06-11 18:03:14 입력

‘무연고자’로 외롭게 죽어간 39세의 젊은이. 그는 지체·지적 장애를 모두 가진 중복 장애인입니다. 태어나자마자 한 시설의 문 앞에 던져지듯 버려졌습니다. 몸뚱이 외엔 아무 것도 없던 그는 시설에서 부여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비로소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습니다.

버림받으며 시작된 시련은 불편한 몸과 함께 다람쥐 쳇바퀴 돌듯 멈추지 않았습니다. 만 18세가 되고 시설에서 독립할 수밖에 없는 암담한 시기가 닥쳐왔고 당장 생계를 책임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대성인쇄기획에 취업하게 되었고 2020년 6월6일 뇌출혈로 사망하는 시간까지 저와 함께하며 친구처럼, 동생처럼, 자식처럼 그렇게 살다 갔습니다.

그에겐 의지할 가족과도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으며 성실히 모아둔 재산도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연결고리가 없다는 이유로 그는 ‘무연고자’로 낙인찍혔고, 죽음 이후의 절차에 주변인들은 쉽사리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뇌사 상태에서 사망 선고까지 ‘무연고자’ 딱지로 인해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막막하여 마음껏 슬퍼할 수도 없는 순간에 동두천중앙성모병원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병원 측은 성심성의껏 장례절차를 준비해주었습니다. 외로운 그의 죽음을 위해 가장 큰 장례식장을 내어주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손님을 맞이할 수 있었고, 모두가 진정으로 그를 보내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를 떠나보내고 납골당에 안치하였습니다. 납골당에 안치되기까지 지불해야할 수많은 장례비용이 있었지만, 동두천중앙성모병원에서 많은 부분을 부담해주었습니다. 또한 동두천시에서도 병원비 전액과 장례비 일부를 지원해주었습니다. 그가 뇌출혈로 쓰러져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또 납골당에 안치되기까지 6일 동안 아직 세상이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병원 운영진과 의료진들, 동두천시 복지정책과 공무원들의 노고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기회에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동두천중앙성모병원, 동두천시 복지정책과의 선행을 밝히고 동두천시민들과 함께 공로를 치하하고 싶어 이 글을 남깁니다.

2020-06-12 09:12:11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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