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곳은 다시 생각만 해도 가슴이 데일 것 같은 청춘이었다. 때로는 미련한 오기였고, 비겁한 도피였다. 럭셔리한 호사를 누렸는가 하면 방인지 마구간인지 구분조차 안 되는 곳에서 잠을 청하며 궁상을 떨기도 했다. 도무지 일관성이라고는 없는 날들이었지만 그 길은 훌쩍 나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내가 찾은 곳들은 순례도 모험도 아니다. 다만 그 곳에 멈춰 서서 오래 바라보았다. 가슴이 시키는 방향으로 걸었다. 그냥 바람이 부는 곳으로 떠나고 있었다.(프롤로그 중에서)”
그냥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세상에 치이고 삶에 지칠 때 낯선 길에 서고 싶어진다. 떠나는 그런 것이다. 나를 온전히 세우고, 잊고 있던 나와 마주하기 위해 여행가방을 챙긴다. 그 곳이 먼 곳이거나 늘 지나치는 길에서 살짝 비껴 난 곳이라도 상관 없다.
도서출판이다에서 출간한 에세이 <그냥, 떠나고 싶었어>는 그처럼 상처 입은 자신을 보듬기 위해 떠나는 마음을 어루만진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나만의 삶을 지키기 위해 여행가방을 들어야 하는 자신을 이야기한다.
애써 찾지 마라, 떠나는 건 그런 것이다
이 책은 호사로운 여행이나 즐거움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누구나 가고 싶은 여행지의 사진을 들먹이지도 않는다. 갖가지 선물로 가득 채운 여행가방도 없다. 제목 그대로 그냥 떠나고 싶었고, 세상에 치이고 삶에 지친 일상을 덜어내기 위해 낯선 길에 선 자신을 위로한다.
저자는 애써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만난 그 곳에서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읽는다. 그 길에서 자신과 이야기를 나눈다.
저자는 말한다. 그 곳이 어디라도 떠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일상의 고단함과 채근에 지친 20대, 몽골의 초원에서 진정한 자신과 만난 것처럼.
세상이 보채고 축축한 날이 오면, 그냥 떠나자
그냥 훌쩍 떠난다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마주하는 용기 있는 행동이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 역시 오늘과 다를 바 없다고 느낄 때, 그냥 떠나자.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나와 마주하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고, 그래서 우리는 떠나고, 그렇게 웃으면서 돌아와야 한다.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나고, 잊고 있던 일상의 행복과 마주하기 위해 낯선 길과 마주하는 것, 그것이 여행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애써 이유를 들먹이지 않아도 좋다.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도 좋다. 그냥 떠나고 싶다면 훌쩍 떠나자. 그렇게 온전한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냥, 떠나고 싶었어>에서 그랬듯이.
무책임이 아니라 자신과 온전히 마주하는 것
20대의 그녀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랐다. 챙겨야 할 것들이 한 둘이 아니었고, 하고 싶은 일들은 늘 자신을 보챘다.
그런 그녀가 여행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낯선 길과 마주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하람’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찾았고, 30대까지 홀로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일에 치여 자신마저 헤아리기 힘들었던 그녀에게 떠난다는 것은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는 길이었다.
<그냥, 떠나고 싶었어>는 여행작가로 늘 낯선 길에 서는 그녀의 일기이자 익숙한 삶에 지친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가끔은 일상을 잊고 떠나는 것이 온전한 자신과 만나는 가장 좋은 길이다. 그 길에서 의도하지 못한 일들 때문에 부대끼겠지만, 그조차 떠날 수 있기에 누릴 수 있는 축복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 지은이 소개/이하람
20대에 만난 몽골의 초원에 반해 몽골의 하늘과 바람을 딴 하람으로 이름을 바꿨고, 여행작가의 길을 걸으며 22개국 160개 도시를 찾아다녔다.
KBS 2FM 〈김구라의 가요광장〉, KBS 1FM 〈손미나의 여행노트〉 등에서 라디오작가로 활동했으며, 이후 다수의 여행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다. 책, 라디오, TV를 넘나들며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노트와 카메라를 들고 떠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낯선 풍경과 그 안에 어울려 사는 사람들의 평범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사랑한다.
저서로는 여행에세이 <그 여자의 여행가방>, <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수 없다면>, <떠난 뒤에 오는 것들>과 걷기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두근두근 서울산책>, <두근두근 인천산책>이 있다.
도서출판이다 / (전화) 070-7560-9294 / (메일) design_eda@naver.com / (홈페이지) edaboo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