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최고위급 임원이 사내이사로 있는 한 법인에 수천만원을 대출해줬다가 상각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 및 배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양주시 광적농협 감사는 지난 1월22일 정기총회에서 그동안 특별감사를 진행한 ‘결산감사 결과보고서’를 대의원들에게 공개했다.
본지가 입수한 이 감사보고서를 보면, 광적농협 임원 C씨는 2013년 2월19일 포천에 있는 주식회사 A사에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이에 앞서 2월14일 C씨는 A사 대표이사 B씨에게 개인 돈 5천만원을 이체했다.
이어 광적농협은 2013년 8월8일 A사 대표이사 B씨에게 신용등급 4등급(다른 은행 신용평가는 6등급)에 해당하는 4천만원을 6개월 약정으로 대출해줬다. 그러나 B씨는 9월22일 4천만원을 모두 빼낸 뒤 해외로 도피했다. B씨는 도피 직전인 7월30일과 8월30일 대출통장에서 각각 530만원씩을 C씨 부인에게 이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광적농협은 2013년 9월26일 부실대출 관리를 개시했고, 지난해 3월19일 부실채권으로 상각처리했다. 손실액은 대출원금 4천17만원과 법적수속비용 48만원, 신용카드 손실액 293만원, 미수이자 714만원 등 5천만원이 넘는다.
감사보고서는 이 과정에 대해 “특별한 거래도 없는 B씨에게 신용으로 4천만원을 대출해준 사유를 확인한 결과, 광적농협 임원 C씨로부터 ‘1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대출가능 여부를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받은 대출담당자는 서류검토 뒤 B씨가 31억원의 보증채무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C씨에게 보고했다”며 “그러나 C씨는 ‘B씨가 기업여신의 보증인으로 입보된 건이니 회사 매출을 고려할 때 크게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하여 대출해줬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출담당자는 대출 당시 C씨가 A사의 사내이사인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대출 상환기간이 B씨의 요구에 따라 6개월 단기로 설정됐으며, 대출 약정 후 45일만에 전액 타인 계좌로 이체하고 점적한 것으로 볼 때 처음부터 불순한 의도로 대출이 됐다고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감사보고서는 또 “대출 약정 후 하루만에 C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회사의 계좌로 이체된 점 등을 볼 때, C씨의 직위를 이용한 거래이자 자기거래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판단된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C씨가 대출을 할 경우 금액에 상관 없이 사전에 감사에게 승인 받도록 되어 있으나 그러지 않았으며, 대출부터 상각처리할 때까지 A사와의 관계를 밝히지 않은 것은 매우 큰 잘못”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C씨는 감사에게 제출한 해명서에서 “그냥 사내이사로 등기만 해달라고 하여 등기해준 것”이라며 “A사와의 거래만 자기거래이지 대표이사 B씨와의 거래는 자기거래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인이 대출통장에서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빌려준 돈 5천만원의 일부를 돌려 받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