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6.11.03 (화)
 
Home > 여론 > 양정화의 동화로 보는 세상
 
내 밥상 앞에서 숟가락도 못드나
미야자와 겐지의 <주문이 많은 요리집>
  2005-11-11 11:00:00 입력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두 사람 중 누구도 그 숲에서 길을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 황당해하고 있을 무렵, 두 사람 앞에 나타난 것이 요리집이었다. 한식이나 일식 요리집인지, 칼국수나 라면을 파는 곳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주문이 많은 요리집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을 뿐이었다.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하루 종일 산속을 헤매다 보면 누구 할 것 없이 배고픔과 피로에 지쳐있을 테니까. 누가 메뉴판을 들고 나오지 않는 것쯤은 상관하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주문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짠 맛은 거절하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싫어하기에 마요네즈는 뺐다. 주문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면서도 따지지 않았다. 이름부터 주문이 많은 요리집이 아니었던가.

다른 요리집처럼 정해진 메뉴가 아니라 마음대로 취향에 따라서 음식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만 했다. 신기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주문이 하나씩 더해질 때 쯤, 어떤 요리가 나올지 기대는 점점 더 커졌다. 그리고 기대만큼 배고픔도 점점 더 커져갔다.

그때까지도 두 사람은 아무 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자신이 주문한 음식이 김을 모락모락 피우며 눈앞에 나타날 것이라 기대했다. 그 따뜻한 음식을 먹고 기분 좋게 낮잠이라도 자고 나면, 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맨 나쁜 기분이 말끔하게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은 마지막에 나타나기 마련이다. 주문을 한 사람이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어달라는 마지막 주문이 전해진다. 그제야 두 사람은 눈치를 챘다. 두 사람은 주문을 한 것이 아니라, 주문을 받은 재료로 조리되고 있었을 뿐이었다.
1980년대 어린이들에게 광대한 우주에 대한 꿈과 환상을 펼쳐주었던 <은하철도 999>의 원작 <은하철도의 밤>으로 유명한 미야자와 겐지. 겐지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전개방식으로 마지막 결정적인 반전을 끌어냈다. 그 누구도 두 사람에게 음식을 준다거나 이곳이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단지 두 사람이 요리집이라는 간판을 보고 그렇게 믿었던 것일 뿐이다. 겐지가 만들어낸 기막힌 착각에 그냥 웃어 버릴까?

이번주 부산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21개국 정상들이 만나 무역투자자율화 및 원활화, 경제기술협력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APEC이라는 간판을 단 이들은 몇 년 전부터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문해 왔다.

얼마 전부터 들판에 찬바람을 휘몰아치게 했던 쌀시장 개방도 여기서 나온 주문 중 하나일 것이다.

APEC을 잘 들여다보면 쌀시장 개방을 주문한 구체적인 주문자가 턱하니 자리 잡고 있으니 말이다.

내 밥상 앞에서 내가 먹을 것을 집으려 하는데, 주문을 하는 것인지 주문을 당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밥상 관리자들 때문에 그 밥상을 고스란히 빼앗길 지도 모르는 이 위태로움.

나는 그것을 알 것 같은데, 어찌 이들은 APEC이라는 간판만 보고 그냥 믿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마지막 주문이 전달되기 전에 다시 한번 상황을 파악해 보라는 주문을 먼저 전달하고 싶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 총 0 개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설상가상’의 의정부 재정위기
 고정관념과 혁신적 생각
 대한노인회 의정부시지회, 2026
 불현동 새마을남녀지도자, 3R 숨
 생연1동, 제16회 사랑나눔 등산
 양주시, 여성농업인 134명 특수
 양주시, 소소한마을·회천2동 상
 녹양동 통장협의회, ‘100일간
 장암동 주민자치회, 100일간 사
 송산1동, ‘100일간 사랑릴레이
 고산동 지사협, 청소년 장학기금
 2026년 제1회 동두천시경계결정
 동두천시사회복지협의회, 청심회
 제11회 동두천시 전국 복싱선수
 제5회 동두천시장배 전국 풋살대
 양주시, ‘광적 플러팅 주간’
 양주시 꿈드림, 25일 학교 밖 청
 의정부시, 잠자고 있는 지방세
 서승하 대표 “조합장선거 D-4개
 의정부시, 지역사회보장계획 시
 의정부시, 첨단미래산업 컨퍼런
 동두천시, 11월 ‘1일 명예시장
 동두천시 글로벌인재교육센터,
 오색 단풍 속 문화와 역사가 어
 양주시, 초등학교 통학로 13개소
 의정부도시공사, 신임 경영사업
 경기도, 2026년 하반기 적극행정
 경기도 특사경, 물티슈 등 생활
 경기도교육청, 2027년도 경기교
 동두천경찰서, 수천만 원대 고액
 
김민호 “정덕영은 정성호 보좌관? 부하?” 직격탄
 
양주축협, 서울 바비큐 축제서 ‘한우풍경·돈모닝’ 판로 개척
 
대한민국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이다연 의원 “의정부시 해외투자 참여기업 선정 불공정”
 
백석농협, 관내 초·중·고 5곳에 장학금 500만원 기탁
 
권영선 의원 “의정부 파크골프장,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고정관념과 혁신적 생각
 
“뒷담화·업무 불만, 직원 단체 톡방에 쓰면 징계감?”…표현의 자유와 징계의 경계
 
생사의 최전선(응급센터 압수수색과 필수 의료의 기로)
 
안전모 하나가 지키는 생명, 건설현장 안전의 기본을 생각하다
 
백석농협, 관내 취약계층에 연탄 나눔 봉사
 
조합장 선거, 추석 이후 30일 이렇게 준비하자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