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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보비스 체험
정금담 (남양주)
  2012-09-06 16:59:44 입력

처음 '보비스 체험'이라는 말을 듣고 수락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었다. 그러나 지금 부모님께서 혜택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그 내용을 좀 더 정확하게 알고 그 취지를 잘 알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수락을 하고 체험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참전유공자로서 오래전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홀로 살고 계시는데 2009년 6월부터 방문한 보비스 천사는 ‘보훈섬김이’란 이름으로 자녀 대신 매주 아버지를 방문하여 돌봐주고 계신다. 

우리 형제들은 모두 타지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가끔 아버지를 찾아뵙곤 하는데 최근 연세가 들면서 우리가 찾아뵙는 정도는 아버지를 돌봐드리기에 부족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다지 형편도 넉넉하지 않는터라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기 이를 데 없었는데 ‘보훈섬김이’의 방문은 ‘가뭄에 물고를 만난 격이라고 할까?’ 거기에 우리와 같은 보훈가족이라 더욱 잘 보살펴주었고 그 정성은 아버지가 느끼기에 딸인 나보다 더 든든하셨는지 수양딸을 하자고까지 하신다. 수년을 함께 지내면서 그동안 ‘보훈섬김이’분들도 여러 번 바뀌었지만 하나같이 아버지를 돌봐주시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저 감사하다는 표현 외에는 더 할 것이 없었는데 이번에 보비스체험을 계기로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또한 어떤 취지에서 이런 제도가 시작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우선 보비스란 이동보훈복지사업의 일환으로  Bohun Visiting Service 의 약자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말한다. 즉, 장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국가유공자들의 행정업무를 직접 찾아가서 민원업무를 봐주고 재가복지서비스를 실시하는데 고령 국가유공자들을 직접 찾아가서 가사지원 및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해 준다. 특히 아버지를 방문하는 보훈섬김이님은 대상자 중 거주지가 없는 국가유공자에게 지자체와 연계하여 임대아파트를 알선해 주기도 하고, 반찬이 필요한 국가유공자에게 희망센터와 연계하여 반찬지원을 연계해주고 그 외에도 국가유공자들의 손·발이 되어준다.

우리가 체험을 하러 갔던 곳 역시 할아버지가 혼자서 살고 계셨는데 청소와 식사준비를 해 드리고 할아버지의 전쟁담을 들었다. 할아버지는 ‘보훈섬김이’의 방문이 여간 감사한 게 아니라며 보비스 제도에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늘그막에 자식을 하나 얻었다면서 기뻐하셨다.  이 날 우리는 보비스 체험을 통하여 내 아버지와 같은 상처를 갖고 계신 또 다른 아버지를 만나 그 삶을 듣고 공감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왔다.  특히 자녀가 없는 할아버지는 마치 우리가 딸인 양 반가워하시며 수박을 권하고 커피를 권하며 그동안 쌓였던 가슴의 한을 쏟아내셨다.  전쟁터에 가서 겪은 수많은 상흔들과 홀로 살아오면서 겪었던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특히 정서적 고통에 대하여 말씀하셨고 할아버지를 보면서 아버지께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가유공자들이 없었다면 오늘 날 우리 후손들이 이렇게 편하게 각자 제 할일을 다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국가유공자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과는 사뭇 다르고 어쩌면 하루 한끼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그런 열악한 삶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노력만하면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는 생활환경이 아니던가? 그런 삶의 뿌리에 내 아버지가 계셨고 그런 아버지의 자녀라는 게 새삼 뿌듯해졌다. 

 보비스 체험은 내게 아버지의 모습을 재구성하는 시간이 되었고, 보훈가족으로서 나라의 소중함을 깨닫고 앞으로도 이런 봉사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기쁜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국가보훈처의 이동보훈복지사업에 대하여 알리고 국가유공자들을 위해 수고해주시는 보훈섬김이와 보비스에 대하여 알려주고자 한다.  다시 한 번 이시간도 수많은 국가유공자들을 돌봐주고 손·발이 되어주고 계실 ‘보훈섬김이’ 여러분들께 보훈가족을 대신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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