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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생명…주민의견에 귀 기울여야”
의정부뉴타운 해제 이끈 목영대 뉴타운반대 상임위원장
  2012-02-21 10:15:09 입력

“안병용 시장은 금의 2개구역도 해제 검토하길
주민간 갈등의 골 의정부시와 함께 치유할 것”

의정부뉴타운(금의·가능지구)이 주민의견조사 결과에 따라 조만간 해제수순을 밟게 된다. 2월20일 주민들과 함께 뉴타운 반대투쟁을 이끌어온 목영대 의정부뉴타운반대 주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만나 뉴타운 해제 결과와 의미 등을 들어봤다.


“반대 25% 넘으면 조합구성 못해”

-가능지구 9개구역 모두, 금의지구 6개구역 중 4개구역이 토지 등 소유자의 25% 이상 반대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뜻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주민의견조사 결과 구역별로 반대의사가 25% 이상이라는 것은 개별구역에서 조합을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다. 즉, 조합을 구성하려고 해도 주민들의 25%가 반대하기 때문에 뉴타운 재개발사업은 추진할 수 없고, 오히려 사업지연으로 주민피해만 가중된다는 의미다. 이번 25% 반대는 뉴타운 사업을 중단하고 해제하는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또한 반쪽 짜리에 불과한 조사이지만 지구지정 초기단계부터 철저하게 주민동의를 묻지 않아 발생한 혼란과 갈등을 지금이라도 분명하게 확인하고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잣대가 되는 것이며, 앞으로 어떤 개발사업이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주거는 주민들에게 모든 것이다. 집은 생명과 같다. 이제부터라도 생명과 관련된 사업은 보다 신중하고 철저해야 함을 큰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앞으로의 뉴타운 진행 관련 예상 일정은?

=가능지구는 경기도 도시재정비심의위원회에 취소 또는 해제 의견으로 심의를 올릴 것으로 본다. 이미 안병용 시장도 각 동별 순회업무점검 당시 주민들에게 그렇게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장 각종 행위제한 등 규제를 풀어야 한다. 금의지구 4개구역은 구역해제절차를 밟아야 한다. 다른 지구처럼 존치관리 등으로 묶겠다는 꼼수를 부려서는 안된다. 나머지 2개구역에 대해서는 촉진계획 변경일정을 밟아 나가려고 할 것이다. 변경계획을 세우게 되면 주민공람, 의회의견을 통해 공청회와 경기도 심의를 거쳐 새롭게 고시를 하게 되어 있다. 의정부시는 금의 2개구역도 가능지구와 함께 지구해제를 해주기 바란다.

특히 금의 2구역의 경우 사업추진을 하려고 해도 많은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상가의 과도한 밀집으로 상권의 불균형 동반부실 초래 ▲가능지구 개발과 연계한 고밀도 주상복합계획의 축소 ▲국지도 20~30m 확장 등을 위한 기반시설 추가부담과 국비지원 부족 ▲가능역을 연계한 리빙루프 등 랜드마크 계획 달성 불가능 등 많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지구 자체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금의 2구역 사업추진 문제 많다”

-반대율 25%에 미달된 금의 1구역과 2구역의 전망은?

=우선 대책위에서는 조사결과를 아쉽지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재산과 생존권의 문제다. 금의 1, 2구역 주민들의 실망감과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책위에서 가만히 있어도 구역내 주민들이 다시 투쟁하겠다고 도와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의정부시는 계획변경 또는 기존 재개발방식으로 변경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의정부시가 취한 태도를 보면 아마도 ‘찬성주민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2개구역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추진위는 몰라도 조합설립은 어렵다고 본다. 왜냐하면 무효처리된 것과 미참여자를 감안하면 이미 구역내 25%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참고로 지난해 개정된 법률에서는 추진위 구성 전에 토지 등 소유자의 30%가 도지사에세 정비구역해제를 요청하면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구역해제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의정부뉴타운이 해제된 이후의 전망과 방향, 대안은?

=뉴타운지구로 묶여서 최근 부동산 거래가 뚝 끊겼던 곳이다. 단독주택, 다가구, 상가를 중심으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날 것이다. 안양, 군포지역 대책위에 따르면 단독 상가건물 가격은 약보합세이거나 조금씩 올라간다고 한다. 다세대 연립은 거품이 조금 꺼지겠지만 최근 소형주택 수요가 살아나면서 다세대 연립도 일정기간 지나면 수요가 일어날 것이다. 리모델링이나 수선을 잘하면 오히려 가치상승이 기대된다. 공동주택형태라 지자체의 역할(비용지원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뉴타운 해제 이후 의정부시가 전면철거형 개발방식을 지양하고 대안개발 즉 현지거주를 통한 개량 또는 자력 재건축 방향으로 전환했으면 한다. 꼭 철거 개발해야 한다면 주민들의 소득수준이나 비용부담 능력을 고려해 마스터플랜을 짜고 그 과정에서 주민동의를 모아야 한다. 본 대책위에서도 다양한 대안전문가들과 토론회 및 설명회를 통해 모범적인 도시개발의 전형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을 생각이다. 시범지역을 선정해 공공과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도시정비방안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당장 은평구 두꺼비하우징 등 전문가들을 초빙해 설명회 개최를 기획하고 있다.

“반대투쟁, 건강한 시민으로 거듭나”
 
-그동안의 의정부뉴타운 반대 과정을 요약해달라.

=애초 촉진계획 공람공고를 통해 문제점이 많음을 알게 되어 시의회와 시장에게 전면 재검토하자고 했다. 이때만 해도 뉴타운 폐기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고, 의원들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 추진하자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래서 거리로 나가 주민들을 만났다. 이미 많은 주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알았고 그 불안의 원인과 뉴타운의 문제가 무엇인지 설명해드렸더니 삽시간에 많은 주민들이 반대대열에 동참했다.

비슷한 시기, 군포 금정뉴타운이 해제되고 안양 만안지구 주민투쟁과 부천지역 주민들이 연대하면서 내부의 힘뿐 아니라 외부와의 연대를 통해 제도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았다. 의정부시에서는 촉진계획 결정고시 후 주민의견을 묻겠다고 했지만 신뢰가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3월3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김문수 지사가 의정부대책위와 만나 뉴타운실패와 책임 인정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일파만파 뉴타운 문제가 언론을 타면서 경기도내 비대위연합이 모여 경기뉴타운재개발 반대연합을 발족하였고, 많은 투쟁 끝에 경기도의회와 함께 출구전략 차원의 조례를 개정하게 되었다. 의정부에서는 주민의견수렴위원회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어 한치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을 때 결국 연대의 힘으로 경기도 뉴타운조례가 개정되어 반대주민 25% 이상이면 취소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뉴타운 반대운동 과정에서의 성과는 무엇인가?

=우선, 목표했던 지구나 구역해제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금의 1, 2구역이 목표에 미달해서 안타깝지만 일단 주민들의 반대여론에서 확인된 내용은 향후 사업추진을 할 경우 대응전략을 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주민들의 의식이 바뀌었다. 주민들 중에는 지역에서 수십년간 유관기관이나 단체에서 활동하던 분들이 많다.

‘내가 30년 동안 의정부시가 하는 것에 반대해본 적이 없는데’ 하면서 발을 빼던 분들이 내 재산을 지키겠다고 적극 나섰다. 이제 공공이 하는 행정을 무조건 따르는 것보다는 주민입장에서 따져보고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역할 등 투쟁과정에서 많은 훈련이 되었다고 본다. 셋째,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아졌다고 본다. 잘 모르던 주민간에 관계가 돈독해졌다. 물론 찬성주민과 관계가 소원해지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예전 관계로 복원될 것으로 본다.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점은?

=공청회에서 안병용 시장이 주민들에게 호통치는 것을 보고 내심 암담했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게 계기가 되어 주민들의 분노가 모아졌다. 이때부터 투쟁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에 의해 이뤄졌다. 결정고시를 앞두고 의정부시장께서 몇가지 약속을 하고 입장이 조금씩 선회하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에는 인감추천을 통해 위원회 구성을 하는 과정에서 찬성측보다 더 많은 인감추천을 했다. 폭염과 장마 속에서도 주민들이 눈물나게 고생해서 받아온 추천서를 의정부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사소한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섣불리 공개하면서 찬성측 대책위가 마치 우리가 부도덕한 일을 벌인양 홍보하는 통에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셨다. 투쟁력이 약화되고 주민들의 기가 많이 꺽였다. 그러나 경기도의회에서 추정분담금 요구 청원서와 조례가 개정되면서 희망이 생겼다. 너무도 멀고 험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참 많은 눈물과 웃음을 주민들과 함께 한 것 같다.

“뉴타운은 원주민 교체사업”

-뉴타운이란 무엇인가?

=뉴타운은 노인수명 단축사업이요, 상가주민 퇴출사업이며, 원주민 교체사업이다. 앞으로 도시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꿔 멀쩡한 주택을 전면 철거하는 이러한 사업은 없었으면 한다.

-‘서민 내쫓는 뉴타운’을 대체할 도시재정비 대안은?

=대안을 우리보고 내놓으라고 하는데 물론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투쟁과정에서 대안은 잘못된 뉴타운을 중단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현지거주형 도시재정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안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다. 의지의 문제다. 의정부시장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당장 가시적인 효과가 없어도 천천히 준비하면 가능할 것이다. 도시의 공간구조를 활용하는 측면, 미래세대와 공존하기 위해서도 대안은 충분한 주민의견과 준비가 필요하다. 개정된 법률에서도 다양한 대안개발 방안을 포함시켰고, 재정지원 방안도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재정기법 예를 들어 도시재생채권발행(TIF) 등을 통해 재정을 마련하는 방안도 있다. 이미 미국에서 도시재개발에 사용하는 재정기법이다.

-뉴타운을 추진했던 주민들의 재산상 피해도 우려된다. 대책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재산가치 상승을 기대해 투자했던 분들의 경우 그에 대한 보상까지 반대주민들이 어떻게 보상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참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요즘 단독 다세대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오히려 의정부시에서 기반시설만 조금 보완하면 단독 다가구주택은 오히려 미래가치가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 의정부시는 이미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했던 곳이다. 주차문제와 전선 지중화 및 복리공간 확충, 방범문제만 해결하면 쾌적한 주거지로 변모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이제 함께 손잡고 노력했으면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고소고발 사건은 무엇이 있으며, 앞으로의 진행 및 대처방침은?

=현재까지 3건의 고소고발건이 있다. 1건이 마무리되었고 2건이 진행 중이다. 하나는 대책위가 김문수 지사와 경기도 전문강사단을 고발한 건인데,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업무방해혐의다. 이는 끝까지 법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것으로 본다. 정책집행의 문제이므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하나는 의정부시장이 반대대책위 주민들을 고소고발한 것이다. 1천200만원의 벌금형이 떨어져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의정부시장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고소를 취하해주기 바란다. 고소취하를 해도 법에 따라 처벌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한건은 반대측 60대 노인분을 찬성측 주민이 폭행한 사건이다. 형사고소로 벌금을 받은 것으로 안다. 치료비나 민사적인 배상책임 요구소송은 가해자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확인되어 진행시키지 않았다.

“정치적 목적? 동의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뉴타운 반대’를 정치적 목적으로 삼았다고 비판한다. 동의하나?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정치적 목적이란 동기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말만하고 지키지 않거나 하지도 않은 일을 자기가 했다고 성과만 챙기는 잘못된 정치풍토에서 그런 비난이 나온다고 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도 금의지구에 사는 토지 등 소유자다. 당연히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더 적극적이었고, 3년 동안 모든 것을 걸고 막아냈다. 주민들과 함께 눈물과 땀과 고통을 같이 했다. 내가 진정성도 없고 잘못한 게 있다면 주민들이 나를 믿고 따랐겠나? 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대책위와 주민여러분이 투쟁과정을 통해 너무나 잘 안다.

-차량 테러 및 폭행, 협박 등을 당했다. 의정부뉴타운이 해제수순을 밟게 될텐데, 신변에 위협은 느끼지 않나?

=조사 막바지에 특히 주민들에 대한 압박이 심했다. 개인적으로도 찬성측 일부 주민이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욕설을 퍼붓곤 했다. 한편 ‘얼마나 실망했으면 그렇게 하나’ 이해도 된다. 그러나 너무 심해지면 곤란하다. 반대투쟁을 하면서도 찬반주민간 갈등이나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했다. 우리의 칼날은 언제나 의정부시와 경기도를 향했을 뿐 찬성하고 있는 주민들과는 최대한 대화를 하고자 노력했음을 밝혀둔다.

-마지막으로 뉴타운 관련 주민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투쟁과정에서 친분이 깊었던 주민들이 원수처럼 미워하는 것을 목격했다. 찬반주민간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졌다. 투쟁과정에서 반대주민간에도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 치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의정부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 오래된 마을공동체를 복원하는 문화행사나 위로잔치 같은 한마음 행사를 했으면 한다.

2012-02-21 11:30:52 수정 유종규 기자(freedomy@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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