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이라는 단어는 일반인에게는 많이 낯선 단어이다. '보훈'이란 단어를 사전으로 해석해 보면 국가 유공자의 애국정신을 기리어 나라에서 유공자나 그 유족에게 훈공에 대한 보답을 하는 일이다.
공익근무요원이 되어 의정부보훈지청에 발령을 받고 났어도 보훈은 그냥 막연하게 국가 유공자를 관리해주는 곳으로만 알고 있었지 뚜렷하고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보훈지청에 와서 '보훈실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국가유공자와 현충시설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우선 유공자 종류에는 순국선열, 애국지사, 전몰군경, 순직군경, 전상군경, 공상군경, 무공수훈자, 보훈수훈자, 6.25참전 재일학도의용군인, 4.19혁명 사망자, 부상자, 공로자, 순직공무원, 공상공무원, 국가사회발전특별공로 순직자, 국가사회발전특별공로상이자, 국가사회발전특별공로자, 6.18자유상이자, 5.18 민주화운동 사망자 또는 행방불명자, 부상자, 희생자, 특수임무 사망자, 부상자 공로자, 참전유공자, 제대군인, 장기복무제대군인, 중기복무제대군인, 고엽제 후유증 환자와 그 유족 등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많은 국가유공자의 종류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기 때문에 놀랍고 신기했다. 예전에는 관심 없었던 국가유공자와 보훈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국의 현충시설은 생각보다 많은 숫자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현충시설은 어렸을 때 초등학교 소풍을 가본 것 이외에는 일부러 가본 적은 없었고, TV에서 몇 번 방송하는 것을 보고 '저런 곳이 있구나' 라고 생각한 정도였다. 하지만 여러 관련 서적을 읽고 나니 우리나라에 꽤나 흥미로운 현충시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가장 흥미를 가지고 본 곳은 인사동과 탑골공원이다. 인사동은 자주 놀러 가는 곳이기도 해서 친숙함이 있다. 나는 인사동이 우리나라 옛 풍물들이 잘 보존된 곳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것 외에도 많은 일들이 인사동에서 일어났다.
인사동이 일본의 식민지배에 항거한 3.1 독립운동의 시작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민족대표 33인이 모여서 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낭독한 장소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교회 지하실에서 독립선언서를 인쇄하여 대대적인 학생시위 운동을 계획했던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선조 유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라고만 알던 곳일 뿐만 아니라 독립운동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나니, 앞으로 인사동에 가게 되면 좀 더 독립운동 유적지나 기념비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두 번째로 흥미를 가지게 된 곳은 탑골공원이다. 탑골공원 또한 내가 자주 가는 곳이라 관심이 생겼다. 탑골공원은 원래 흥복사라는 절이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의 억불정책 때문에 1504년에 폐사 되고, 점차 건물이 헐어져 황폐화된 채 원각사지 십층석탑만 남게 되었다. 파고다 공원이라고 이름이 다시 붙여졌지만, 일반인들은 지명을 따서 탑동공원, 탑골공원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곳은 황실공원으로만 사용되다가 일제강점기 때인 1913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었고, 잘 알듯이 이곳에서 학생들이 처음으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외친 후 시위행진을 벌였다고 한다. 평소에도 자주 가는 곳인데 이런 역사가 있는 줄 몰랐던 내가 참 부끄러웠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자신이 국가유공자가 아니라면 국가 보훈의 역사나 유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물론 사람이 자기일이 아니다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나라를 잃을 뻔하던 시기에 희생으로써 나라를 지켜낸 국가유공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역사의식이 적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6․25전쟁이나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등의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국가를 위해 희생하였다는 것은 알고 있다. 만약 이런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 민주화를 이루어내지 못했을 수도 있고, 지금처럼 풍족한 삶을 살지 못 수도 있다. 보훈지청을 근무를 하면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보훈의식을 높이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