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5일 월요일 오후 1시 양주시 광적면 조양중학교 점심시간.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벌을 서는 아이, 복도에서는 복장검사를 받느라 한 줄로 선 아이들, 급식실로 향하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한 여느 중학교 풍경과 다르지 않다.
그 속에 마흔아홉살 늦깍이 중학생 김옥윤씨가 단정한 교복차림으로 섞여 있다. 광적면 석우리 주부 김옥윤씨가 3월2일 조양중학교에 입학해 만학의 꿈을 펼치기 시작한 것.
“날아갈 듯 좋아요.”
남들보다 35년 늦게 중학교에 들어간 김씨의 첫날 수업 후 소감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미뤄왔던 김씨. 결혼 전이나 후나 언제나 배우는 것에, 일하는 것에 갈망해 왔던 그다.
“일을 하고 싶었는데 항상 학력이 걸렸어요. 이력서를 내려고 해도 기재할 게 없으니…몸이 불편해 정신적인 노동을 하고 싶었지만 학력이 안 되었고 생산직도 최하가 고졸이더라구요. 병마와 생활고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한이었는데 용기를 내어 교장선생님과 의논했더니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김씨는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 슬하에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모두 다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 김씨 뿐만 아니라 다른 형제들도 학업을 이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에다 김씨는 태어나서 얼마 안돼 오른쪽 시력을 잃었고, 위염과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어 늦깍이 중학생이 되는 길은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김씨는 비록 자신의 배움은 짧았어도 자식들에게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 대학까지 모두 뒷바라지 한 ‘자랑스런 어머니’다. 대학생이 된 두 아들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막내 아들, 그리고 회사원인 남편. 모두가 김씨의 정신적·물질적인 지원자다.
“반대는 전혀 없었어요. 교복을 입은 엄마를 재밌어 하고 함께 기뻐해줘요.”
검정고시라는 조용하고 빠른 방법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김씨는 학교를 택했다. 남들 다 입어봤던 교복도 입어보고 싶었고, 쉽게 건너뛰는 것 보다는 천천히 제대로 공부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도 갈 거예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연락드릴게요~.”
끝없는 배움을 통해 나중에는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유머 강사’가 되고 싶다는 김옥윤씨. 오후 5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 교실로 들어간 김씨를 어린 친구들이 “언니, 누나~”하며 반갑게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