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회장 맡아 제일시장 ‘전국 제일’로 성장시켜
“신세계가 의정부민자역사에 대형할인점인 이마트를 입점시키는 것은 어린아이가 먹는 사탕과 과자를 빼앗겠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이 아이들 먹던 것까지 빼앗는 게 정상이겠습니까?”
2005년 4월1일 취임해 6년간 연임한 김진권 의정부제일시장번영회 회장은 오는 3월31일 일반 회원으로 돌아간다. 제14~15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제일시장을 전국 등록 전통시장 1천550곳 중 경기도 1위, 전국 3위(중소기업청 주관 전국전통시장 활성화수준 평가, 2008년 6월말 기준)로 올려 놓았다. 2006년에는 국무총리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김진권 회장은 아직도 마음이 편치 않다. 코 앞에 있는 의정부민자역사에 신세계가 이마트를 입점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착각입니다. 전통시장을 살리려는 유통산업발전법을 보면 이마트는 들어올 수 없습니다. 물론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위해 백화점은 찬성합니다. 혹여나 이마트가 들어오면 인근의 제일시장, 의정부시장, 녹색거리, 지하상가 등 상인들은 죽습니다.”
김 회장은 인근 전통시장 점포가 5천개 정도라고 치면, 1점포 4인 기준 2만여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 이른바 ‘굴뚝 없는 산업’이 몰락하고 의정부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제일시장과 의정부시장 현대화사업으로 그동안 100억여원이 넘는 정부, 경기도, 시 예산이 투입됐는데, 이마트 입점에 따른 혈세낭비를 우려했다.
김 회장은 “신세계는 2007년 8월14일 오후 2시 삼성생명빌딩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재래시장을 위해 백화점만 들어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상인들과 서로 상생하는 길을 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격렬한 저항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기 중 나·다동 2층 5천616㎡를 3층으로 올리는 주차장 증축공사가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다는 김 회장은 이를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이었다”고 회상하며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듯 일반 회원으로 돌아가 생업에 종사하겠다”고 말했다. 후임 이세웅 회장에게는 “모래알이 되지 말고 상인들의 단합을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1954년 9월 의정부시 의정부동 160번지 일대에 조성되어 1976년 4월12일 시장으로 등록된 제일시장은 부지면적 1만5천110㎡, 건물면적 1만7천555㎡, 매장면적 1만1천180㎡에 등록 점포수만 700여개에 이르는 경기북부 제일규모의 전통시장이자 ‘의정부 서민의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