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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복지(無償福祉)와 조삼모사(朝三暮四)
김상도/한나라당 의정부갑 당협위원장
  2011-02-23 01:09:03 입력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에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원숭이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먹이가 부족하자 원숭이들에게 “오늘부터 먹이로 주는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씩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원숭이들은 일제히 화를 내면서 “아침에 3개만 주면 배가 고파 견디기 힘들다”고 항의하였습니다.

그러자 저공은 “그렇다면 아침에 4개, 저녁에는 3개를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원숭이들은 일제히 좋아하면서 “그렇게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원숭이들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도토리는 총 7개인데, 아침과 저녁에 나누어 주는 도토리의 숫자만 달라진 것일 뿐입니다. 이러한 고사(故事)에서 유래한 말이 조삼모사(朝三暮四)입니다. 즉,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여 그 결과는 생각하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교묘한 술책으로 남을 속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지난해 6.2지방선거부터 시작해서 작금의 언론보도를 보면, 이른바 대한민국의 ‘진보’라는 사람들이 무상복지 시리즈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습니다. 듣기에 참 좋습니다. 정부가 공짜로 초중등 학생들 밥을 먹여주고,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고, 육아비용을 부담한다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마르크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유토피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무슨 돈으로 그 비용을 대느냐인 것입니다. 무상복지 시리즈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돈을 내야 하는데, 그 누군가가 누구일까요. 아무도 그 돈을 내지 않는다면 결국 정부예산으로 비용을 대야 하고, 결국 그 재원(財源)은 우리가 내는 세금이나 정부가 조달한 국가채무가 됩니다. 세금은 물론이고 국가가 지는 채무 역시 나중에 국민들이 갚아야 할 빚입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무상(無償)이 아닙니다. 즉 공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무상복지에 필요한 비용에 관한 문제가 대두되자, ‘진보’ 세력이라는 사람들은 돈 많은 부자들한테 세금을 더 많이 거두면 된다고 합니다. 과연 그 막대한 비용을 부자들한테 걷는 세금으로만 충당될까요? 결국 부자가 아닌 사람들도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즉, 부자가 아닌 사람들도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하고 그 돈으로 무상복지 비용을 충당하여야 합니다. 세금으로 그 비용을 다 충당하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야 합니다. 즉, 정부가 무상복지 비용을 대기 위하여 빚을 져야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빚은 우리가 갚아야 하고, 만일 우리가 다 갚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식들이 갚아야 합니다.

저는 여기서 복잡하게 숫자를 나열하면서 무상복지에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필요한지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그리스나 프랑스, 스페인과 같은 국가들의 재정파탄 위험에 대하여도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일본 집권당인 민주당이 과도한 복지정책 공약으로 곤경에 처하였고 정권을 잃게 될지도 모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자체가 하향 조정되었다는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이른바 보편적 복지국가라는 북유럽 국가들의 세금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모두 언론에서 상세히 보도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보다 잘 사는 사람들의 자식을 유아원·유치원에 보내거나 밥을 먹이기 위하여 내가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정의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비용으로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 정부의 돈으로 치료를 받게 하는 것 역시 옳지 않습니다.

무상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국민들에게 이야기를 하여야 합니다. 꿈같은 무상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앞으로 여러분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고, 만일 여러분들이 내는 세금으로 무상복지 비용을 충당하지 못한다면 여러분들이 혜택을 받은 만큼 나중에 여러분들의 자식들이 그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그래도 국민들이 동의한다면 그때서야 비로소 무상복지를 하자고 주장해야 합니다. 최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0.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한 말을 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하여 무상복지를 주장하면서 국민들을 현혹한다면, 그것이 결국 조삼모사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 세상에 ‘어머니의 젖’ 말고는 공짜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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