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모든 정책은 재정으로 통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재정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성남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무책임하고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한다. 그러나 새로 시장이 되어 시민들에게 약속한 공약과 정책을 추진하려다보니 재정상태가 부실하다면? 말만 시장이지 4년 임기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기간을 연장하여 부채를 갚겠다는 지불유예선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임 현삼식 양주시장이 취임 후 ‘매력적인 자족도시’를 슬로건으로 삼아 기업도시, 교육도시, 문화·복지도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지원, 공단조성, 대학유치, 기초교육지원, 문화시설 확충, 다양한 복지정책 확대 등이 필요할텐데 돈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재원조달은 세원을 확보하거나 중앙정부로부터 지원 받는 방법이 있으나, 지방세 발굴은 국세와 달리 보유세 성격이 강해 한계가 있고, 중앙정부의 특정 지자체 지원 또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예산의 낭비적 요소를 재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양주시가 건전재정 운영을 명분으로 ‘낭비적 요소가 많은’ 세계민속극축제를 폐지한 일이나, 은현면 스포츠센터를 ‘빈둥빈둥 노는 공무원들’을 투입하여 직영운영하겠다는 취지는 일면 바람직하게 보인다.
다만 세계민속극축제를 폐지하면서 낭비적 요소가 어떤 것이었는지 객관적인 검토가 부족했고, 예산을 집행하라고 승인한 의회와 협의 없이 현삼식 시장 측근들 주장만 듣고 일방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센터 직영여부도 설익은 판단만으로 밀어붙이는 모양새여서 걱정이 앞선다.
이외에도 전임 시장 시절 추진된 모든 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돈 먹는 하마’라고 부르고 있는 신천·장흥·송추·남방하수종말처리장에는 투자 대비 적정한 위탁금이 지급되고 있는지, 시설관리공단 위탁사업비가 적정하게 산정되어 있는지, 수자원공사 양주센터에 위탁한 상수도사업이 계약대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등등이다. 또 청소업 등 너무 많은 민간위탁사업도 재검토해야 한다.
선거공약도 여건이 바뀌면 재검토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양주시의회에서 두 번이나 시기상조 이유로 부결된 양주문화재단 등이 이에 포함된다. 재단 설립이 불가한 상황에서는 스포츠센터처럼 ‘빈둥빈둥 노는 공무원들’을 투입하여 핵심사업인 회암사지전시관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모든 재검토를 통해 예산의 낭비적 요소가 있다면 확실하게 제거해야 성공한 시장이 될 수 있다. 현삼식 시장의 지혜가 얼마나 두텁고 무거운지 잣대가 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