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이 문을 잠가버렸다. 정문을 제외하고 뒷문이나 옆문까지 모두 자물쇠로 채워버렸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몰래 군것질을 할까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잠긴 문이 문제가 되겠는가. 문틈으로 불량식품을 사먹고, 담을 넘어 다니기도 한다. 아이들이 담을 넘는 이유는 문이 잠겼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전학 온 욱제는 담을 넘는 아이들을 보자마자 바로 따라하고 싶어 한다. 엄마에게 들켜도 “담을 넘는 게 취미예요!”라고 말하면 그만이다. 아빠가 자물통 열기, 암벽타기, 법을 어긴 차량 사진찍기 등 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고, 욱제에게 그 취미가 얼마나 고상하고 멋진 일인지 자랑까지 했다. 아빠 말이라면 이상한 행동이라고 해도 그대로 믿었다. 그래서 욱제도 아빠처럼 취미 하나를 만든 것뿐이다.
“아빠가 안다고 해도 무슨 말을 하겠어? 아빠 때문인데, 모든 게 다 아빠 탓이라고 말하면 되는 건데.”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해서 숙제를 하지 않고도 벌을 받지 않고, 조퇴해서 PC방에서 놀거나, 교칙을 어기고도 몰라서 그랬다고 말했다. 순진한 얼굴 덕분에 대부분 선생님들이 속아 넘어갔고, 들킬 때쯤이면 어김없이 아빠는 사업 때문에 이사를 했다. 욱제에게는 전학이 얼마나 중요한 수단이었겠는가. 대부분 아이들이 싫어하는 전학을 좋아하기까지 했으니. 아이들의 모든 행동은 어른에게서 비롯되고, 아이들의 모든 생각은 어른의 행동과 판단에서 결정된다.
사회의 흐름은 큰 것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나간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아무리 사소하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자본가에 의해서 경제흐름은 바뀌고, 정치가에 의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되기도 한다. 나라운영을 맡을 사람들이 거의 결정되는 순간에 인사청문회가 한창이다. 언제 한 번 만족할 만한 행적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나 검은 거래와 자기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다 흠집을 남기고 떠나가는 뒷모습은 기억난다.
앞으로 이들이 어떤 일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따라서 국민들의 살림살이와 움직임이 달라진다. 시간이 흐른 뒤 불안한 생활을 한탄하며 담을 넘는 욱제처럼 “모두 그 사람들 탓이야!”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