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가을 밤, 양주시 어둔동 ‘조성농원’ 간이직판장은 밤 10시가 넘었음에도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탐스러운 배와 오이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 조성농원에 권점수(49) 어둔동 부녀회장과 동네 주민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다.
권 부녀회장이 고향 충청도에서 이곳으로 시집온 지 24년. 그동안 농사 말고는 돌아보지 않았다. 지금 과수원만 7천평, 논농사는 2만5천평을 짓고 있다. 직판장 전시대에는 어지간한 과일, 야채가 다 있다. 모양은 없어도 맛은 좋다고 자랑이 한참이다.
“모양 따지려면 농약 써야 해요. 여긴 다 저농약이에요. 저농약이면 손 더 많이 가지만 정작 사먹는 사람들은 몰라요.”
힘들어도 여러가지 품목을 골라 애기 다루듯 키워온 야채, 그전에는 시장에 납품했지만 돈이 잘 안되어 비닐하우스를 치고 직판장을 시작한 지 14년째란다.
“직접 차 끌고 다니며 2~3년 팔아봤어요. 박스, 인건비 안 들어가서 좋더라고요.”
지금 직판장이 있는 자리는 그린벨트에 묶여 비닐하우스를 쳐도 헐어버리던 시절이란다. 그래도 억척스럽게 살면서 세금도 꼬박꼬박 냈다. 지금 직판장은 밤 10시, 어쩔 때는 12시까지 문을 연다.하지만 권 부녀회장은 다음날 새벽 3~4시면 눈이 떠진다고 한다.
“농사지으려면 일어나야지요. 배운 게 이거니까요.”
기자를 보고 동네 주민들도 한마디씩 거든다.
“국회 계신 어르신들 국내 생산된 것 먹지 말고 유전자 변형된 것 사먹으라고 해요. 정작 농림부에 농민을 위한 부서가 없대요. 정치 하도 잘 해 농민만 죽어요.”
양주시가 발전하고 있다지만 농민에 대한 혜택이 없어 농민만 죽어간다고 여기 저기 불만이 터진다.
“그 놈의 법규가 뭔지, 오두막 하나 지어놓은 게 그린벨트 지역이라고 주택으로 지정되어 주택 세금이 나와요. 허가는 관리사(오두막)로 나오고 세금은 주택으로 나오니 말이 되나요. 시가 농민들 좀 살 수 있게 해줘야지요.”
밤이 깊어가니 권점수 부녀회장과 주민들의 말도 차곡차곡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