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안타깝고 우려스럽다. 뒤통수 한방 크게 맞은 기분이다. 정부가 어제(10월29일) 발표한 의정부 캠프 잭슨 일대 개발 및 주택 공급계획을 보면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의정부는 과연 무엇을 위한 도시인가?
우리 의정부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군기지와 군사시설로 인해 도시 발전의 제약을 받아왔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감내하면서도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국가안보를 위한 희생을 감수해 온 도시다.
그렇다면 미군기지가 반환된 지금, 그 땅은 누구를 위해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는가? 나는 캠프 잭슨이 단순한 아파트 공급 부지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초 캠프 잭슨은 첨단산업과 기업 유치를 통해 의정부의 자족 기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추진되어 왔다. 최근에는 대웅그룹과 바이오산업 관련 업무협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대규모 주택 공급 발표다. 기존 기업 유치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산업시설과 자족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는가? 주택 공급에 따른 교통과 교육, 환경 문제는 누가 책임지는가? 무엇보다 의정부시민들의 의견은 과연 얼마나 수렴했는가?
서울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의정부의 땅을 활용하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의정부시민에게 떠넘기는 방식이라면 결코 바람직한 국가 균형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의정부에도 주택은 필요하다. 그러나 주택 공급이 도시 발전의 전부는 아니다.
의정부에 필요한 것은 아파트 숫자만 늘리는 개발이 아니라 기업이 들어오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자족도시의 기반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해 온 의정부에 이제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반환미군기지는 의정부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지, 서울의 주택 공급을 위한 여유 공간이 아니다.
정부와 의정부시는 이번 계획을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기존 산업개발 계획의 유지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개발의 주인은 행정기관도 정부도 아니다. 그 땅에서 살아갈 우리시민이다.
의정부를 단순한 주거 배후도시로 만들 것인가, 경기북부의 산업과 경제를 이끄는 자족도시로 만들 것인가? 이제 의정부의 미래를 놓고 시민들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의정부시민을 위한 개발인가, 서울을 위한 개발인가. 이 질문에 정부와 의정부시는 분명하게 답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