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의 우두머리 선조는 신하들에게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말 바꾸기’와 ‘마음 바꾸기’를 정치적 무기로 적극 활용한 왕이다.
동인과 서인 사이에서의 세력 균형을 맞춘다는 명목으로 어제의 집권당을 하루아침에 역적으로 모는 일을 반복했다. 특정 신하에 대해 평가할 때도 동인과 서인의 비판 여론에 따라 ‘사림의 스승’이라고 칭찬했다가도, 며칠 뒤에는 ‘간신’이라며 비난하는 등 잦은 번복을 보였다.
습관적인 ‘선위(선위 파동)’ 선언과 번복도 문제였다. 임진왜란 전후로 왕위를 세자(광해군)에게 넘기겠다는 선위 선언을 공식적으로만 10여 차례 이상 했다. 신하들과 세자가 엎드려 통곡하며 “거두어 주소서”라고 애원하게 만든 뒤, 이를 거두어들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세자의 입지를 흔들고 신하들의 충성심을 테스트했다. 선조의 파행은 국론 분열과 외침을 자초했다.
일부 지자체장의 참을 수 없는 ‘입’이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다. 뒷간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변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신의 욕망 충족을 위한 변덕이 뇌를 지배하는 듯하다. 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리면 민심도 똑같이 되갚아 줄 것이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