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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하지 않는 안전관리자, 한 공기의 밥에서 배우는 안전
김연환 연천군 노동안전지킴이
  2026-08-27 17:17:03 입력

우리는 매일 당연하게 밥을 먹는다. 하지만 한 공기의 밥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보면 결코 간단하지 않다. 작은 벼 한 톨이 논에서 자라고 수확되어 도정 과정을 거친 후 깨끗이 씻고 적당한(하게) 물을 부어(맞추고) 불을 지펴야(조절해야) 비로소 한 공기의 따뜻한 밥이 완성된다. 어느 한 과정이라도 소홀히 하면 제대로 된 밥을 얻을 수 없다.

나는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지킴이) 업무를 하면서 안전도 이와 매우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안전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안전모를 쓰는 것에서 시작하고, 안전화를 신고, 안전대를 착용하고, 작업 전 위험요인을 확인하며, 동료와 함께 위험성을 점검하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안전한 현장을 만든다. 마치 쌀 한 톨이 모여 한 공기의 밥이 되듯 작은 안전 수칙 하나하나가 모여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건설현장은 수많은 위험이 존재하는 곳이다.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고소작업, 중장비 운행, 전기 작업, 자재 운반 등 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건설현장의 중대재해 중 상당수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며, 특히 추락사고는 건설업 재해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안전모와 안전대 같은 개인보호구 착용은 가장 기본적인 예방 수단으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위험한 장비가 아니라 어쩌면 사람의 마음속에 생기는 ‘자만심’일지도 모른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지금까지 사고 난 적이 없었는데’, ‘잠깐인데 뭐’ 이러한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안전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처음 현장에 들어온 작업자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안전모도 바르게 쓰고, 작업 전 점검도 꼼꼼히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긴장감이 느슨해질 수 있다.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사고가 없었다는 이유로 기본을 생략하려는 유혹이 찾아온다.

그러나 재해는 경험이 부족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순간 예고 없이 다가온다. 안전관리자인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현장을 오래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위험을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안전관리는 형식이 되고 만다. 

그래서 나는 늘 초심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처음 안전관리 업무를 맡았을 때의 긴장감, 그리고 작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무사 귀가를 책임진다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매일 아침 현장을 둘러보며 안전모 끈이 제대로 조여졌는지, 안전대는 올바르게 착용했는지, 작업 전 위험 요소는 없는지 확인한다. 

누군가는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안전은 원래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에서도 기본 안전 수칙 준수와 작업 전 점검, 정기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안전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기본을 반복하는 습관에서 만들어진다.

나는 현장에서 종종 작업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안전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무사히 집에 돌아가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아침에 출근한 남편이, 아버지가, 아들이 저녁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모두의 목표도 결국 그것이다. 많은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 한 명의 부상자 없이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한 공기의 밥이 수많은 과정을 거쳐 완성되듯이 안전도 수많은 작은 실천이 모여 완성된다. 안전모를 쓰는 일, 안전대를 거는 일, 작업 전 한 번 더 확인하는 일, 동료의 위험한 행동을 바로잡아 주는 일이 모두 안전을 만드는 과정이다.

오늘도 나는 안전관리자로서 스스로 다짐한다. 절대 자만하지 말자. 기본을 소홀히 하지 말자. 작은 안전 수칙 하나를 가볍게 여기지 말자. 안전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다. 쌀 한 톨이 모여 밥이 되듯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모여 모두가 웃으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안전한 현장을 만든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겸손한 마음과 기본을 지키는 자세에서 출발한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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