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회사가 최근 조직 개편,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갑자기 지방으로 전근을 가거나 전혀 연고가 없는 부서로 이동하라는 통보를 했습니다. 이사나 출퇴근 문제로 막막한 상황인데, 회사의 인사발령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지요? 이를 거부하면 해고 사유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사권은 기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사용인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인 것은 맞지만 ‘무소불위의 권한’은 아닙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인사발령(전보 등)은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 등을 비교형량하여 정당성이 인정될 때만 효력이 있습니다. 정당성 없는 인사발령을 거부하다 당한 해고는 ‘부당해고’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Q1. 회사가 마음대로 지방 발령이나 부서 이동을 시킬 수 있나요? 정당성을 따지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A: 대법원은 인사발령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다음 3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심사합니다. 이 기준 중 어느 하나라도 크게 어긋난다면 위법한 인사발령으로 볼 수 있습니다.
①업무상 필요성: 해당 인사발령이 객관적으로 보아 인력 운영상 불가피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예: 사업장 통폐합, 현저한 실적 부진에 따른 인력 재배치 등 단순한 주관적 불만이 아닌 경영상 필요성)
②생활상 불이익: 근로자가 감수해야 할 경제적·정신적·신체적 불이익이 통상적으로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히 넘어서는가?(예: 원거리 발령으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 왕복 4시간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간병이 필요한 중증 환자 가족이 있는 경우 등)
③신의성실 원칙에 따른 사전 협의: 발령 과정에서 회사가 근로자와 충분한 협의 절차를 거쳤는가?(사전 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하루아침에 발령을 강행한 경우 절차적 정당성에서 흠결이 발생합니다.) 다만 참작 사유로 근로자와 사전에 성실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인사이동이 당연히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비교했을 때, 회사의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근로자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이 너무 크거나 사전 협의 노력이 전혀 없었다면 그 인사발령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Q2. 코로나 이후 도입된 ‘재택근무’를 갑자기 폐지하고 전면 출근을 지시한 것도 인사발령 거부 사유가 되나요?
A: 원칙적으로 재택근무 제도를 폐지하고 본사나 사무실로 출근을 지시하는 것은 사용자의 경영상 재량 범위에 속합니다.
①근로 장소의 원칙: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등에 근무 장소가 ‘재택근무’로 고정되어 있다는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회사가 사내 복리후생 차원이나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해 재택근무를 축소·폐지하고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업무 지시로 해석됩니다.
②유의사항: 따라서 단순히 출근이 귀찮거나 개인 사정을 이유로 회사의 정당한 출근 지시를 지속해서 거부한다면, 이는 복무규정 위반 및 지시 불이행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Q3. 부당한 인사발령을 참지 못해 거부했다가 해고당했습니다. 법적으로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나요?
A: 회사의 인사발령 자체가 ‘부당전직’에 해당한다면, 이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해고 역시 법적으로 ‘부당해고’가 되어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①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부당한 인사발령이나 해고를 통보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②구제 판정 시 효과: 노동위원회에서 부당성이 인정되면 회사는 근로자를 원래 부서와 원직급으로 즉시 복직시켜야 하며,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소급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마무리
사용자는 경영상 필요에 의해 불가피하게 대규모 전보나 지방 발령을 단행할 때는 법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최소 몇 주 전에 근로자에게 사전 고지하고 고충을 청취하는 ‘면담 및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일방통행식 통보는 분쟁과 소송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입니다.
근로자는 인사발령이 억울하고 부당하게 느껴지더라도 감정적으로 무단 결근이나 출근 거부를 곧바로 감행하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 본인의 생활상 고충(가족 돌봄, 출퇴근 불가능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이의신청서 및 고충 소명서’를 서면(이메일 등 증빙 포함)으로 제출하여 협의를 시도한 기록을 반드시 남겨두는 것이 향후 분쟁 과정에서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문의가 필요한 경우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031-866-4849)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도형진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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