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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뉴스에 반복되는 산업재해 소식과 매년 비슷하게 발표되는 통계를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집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무미건조한 ‘사망자 수’나 ‘부상자 수’라는 데이터일지 모르지만 제게 그 숫자는 그리운 친구의 이름이자 눈물로 얼룩진 가족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간 기술직 공무원으로 안전 현장에 있었던 저조차도 정작 내 곁의 소중한 이들이 일터에서 다치는 순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발전소에 다니던 친구의 감전 사고, 조선소에 다니던 친구의 추락 소식을 마주했을 때의 무력감과 허탈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고는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예고 없이 계속 찾아왔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들려온 매제의 추락 소식, 그리고 평생 흙을 일구며 사셨던 아버지의 경운기 사고 소식까지.
잔인하리만큼 끊이지 않는 사고 소식 앞에 “조금만 더 조심하지 그랬어”라는 말은 그 어떤 위로도 되지 못했습니다. 사고는 그저 운이 나빠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를 잃으며 깨달은 뼈아픈 진실은, 사고란 우리가 지킬 수 있었던 ‘기본’을 놓쳤을 때 소리 없이 찾아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아픈 경험들이 저를 다시 현장으로 이끌었습니다. 내 친구가 겪은 불행을, 내 가족이 흘린 눈물을 다른 누군가는 겪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퇴직 후 망설임 없이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가 되어 현재는 동두천 지역의 제조 및 건설 현장을 누비며 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개선을 돕는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현장을 다니며 만나본 대부분 경영자나 공사책임자들은 안전관리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더 안전한 현장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일부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경영자의 무지 또는 경영상의 이유로 열악한 안전환경에 놓여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런 현장에서 마주하는 작업자들의 얼굴 위로 문득문득 제 소중한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위험요인을 하나라도 더 줄이려는 제 손길에는 절실함이 담깁니다. 그리고 저의 절실함이 담긴 안전 제언에 “우리 사업장에서도 신경 쓰고 있는데 그건 미처 몰랐네요”라고 고마워하고 조금씩 개선되어 나갈 때 저의 역할에 뿌듯함도 커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고란 우리가 지킬 수 있었던 ‘기본’을 놓쳤을 때 언제든지 소리 없이 찾아옵니다. 누군가의 평범하지만 위대한 일상 즉 ‘안전한 일터’와 ‘무사한 귀가’를 지키는 이 일은 ‘기본’을 알리라는 제게 주어진 필연적인 소명이라 믿습니다.
안전문화가 뿌리내리고 산업재해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로서 내딛는 저의 발걸음에는 오늘도 묵직한 자긍심이 실립니다.
“오늘도 당신을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안전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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