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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 아침 공기가 차가운 시간, 자동차 시동을 걸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여러 건설 현장과 제조업 현장으로 이동하는 길이다.
안전은 나에게 필연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난날 수백명의 승객이 나의 손에 안전을 맡기던 때도 있었다. 그때의 경험에서 터득한 것이 있다. ‘안전하지 않은 행복은 있을 수 없다’는 나만의 진리를 터득하고 매사에 되새기며 생활하고 있다. 모든 사회생활에서 질서와 규칙을 지키는 것, 과정과 매뉴얼을 준수하는 것은 안전과 직결된다고 본다.
노동안전지킴이의 업무는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핸드폰 지도 위 현장이 아니라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할 공간들이고, 사고 발생 후 조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위험 요인을 사전에 발견하고 개선하는 예방 중심의 역할이라 본다. 현장의 관리자 및 근로자와 소통하며 안전 수칙이 실제 작업에 적용되도록 만드는 안전 파트너라 생각한다.
오늘은 남양주 시내를 지나 ‘선비의 고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밖으로는 잔잔한 물결이 흐르는 강변이 펼쳐진다. 두물머리와 양수리를 지나며 만나는 풍경은 고요하고 평화롭게 보인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잠시 숨을 고르게 되는 순간도 있다. 그러나 곧 도착할 현장을 생각하면 시선은 다시 앞으로 향한다. 여행을 위한 길이 아니라 안전 점검을 향한 길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현장에 도착하였다. 가장 먼저 작업장 주변의 전체 환경을 확인해 본다. 그리고 현장 대리인이나 책임자에게 방문 목적과 취지를 설명하고 현장을 둘러본다. 작업 동선, 비계 상태, 자재 적치 상태, 안전시설과 공정별 작업 수칙은 지켜지는지를 확인한다.
얼마 전에는 외부 비계 작업 발판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상태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근로자는 ‘잠깐이라 괜찮다’고 했지만, 그 ‘잠깐’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기에 잠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고정을 요청했다. 짧은 시간의 점검이었지만 그 순간이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의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두 번째 현장에서는 작업 통로에 자재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근로자들은 익숙한 듯 지나고 있지만 한 번의 걸림만으로도 넘어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동행한 현장 대리인도 동감하고 있었고 신속한 정리 정돈을 요청하고 통로를 확보한 뒤 다시 현장을 바라보니 흐름이 훨씬 정돈되어 보였다. 안전은 눈에 보이는 질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현장점검을 하다 보면 때로는 불편한 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사고 사례를 설명하면서 착용을 요청하고, 급박한 위험 요소가 있는 작업은 멈추고 개선해야 한다. 안전은 타협이 아니라 원칙이기 때문이다. 잠시 그 시간 긴장감이 흐르지만 결국 모든 과정은 사고를 막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요청이다.
“안전한 현장이 되시라”는 인사를 나누고 현장을 떠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길, 다시 강이 보이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문득 여행길인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각 현장을 거치며 확인한 많은 크고 작은 위험 요인을 개선하고 요청했던 장면이 머릿속을 스친다.
노동안전지킴이의 하루는 특별하지 않다. 한번 더 보고, 한번 더 확인하고, 한번 더 말하는 일의 반복이다. 그 반복 속에서 사고는 줄어들고 현장은 조금씩 더 안전해질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지나 도착한 현장에서 다시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일을 마치고 오는 길 위에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혹시 위험한 작업 현장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친 것은 없는지? 그 질문은 계속되고 안전을 지키는 여정은 계속되리라 본다. 오늘도 몇 곳의 위험 상황을 줄였다는 사실로 이 길 위의 시간이 충분히 의미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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