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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님, 아침에 가족들과 인사 나누고 나온 그 모습 그대로 퇴근하셔야죠.”
만물이 소생하는 4월,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로서 현장을 누비다 보면 따스한 봄볕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겨울의 추위가 물러간 자리에 ‘해빙기 사고’라는 복병이 숨어있고, 나른한 봄기운은 작업자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때문입니다.
봄철 건설 현장은 어느 때보다 예민해야 합니다. 겨울 동안 얼어붙었던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지고, 옹벽이나 축대가 허물어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반의 변화는 곧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굴착 작업 전 지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가시설물의 변형 여부를 매일 확인하는 '작은 세심함'이 필요합니다. 사고는 언제나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방심의 틈을 타고 찾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봄철의 또 다른 불청객은 춘곤증입니다. 나른한 오후, 쏟아지는 졸음과 집중력 저하는 고소 작업이나 중장비 운용 시 치명적인 실수를 유발합니다. 이때 노동자를 지켜줄 최후의 보루가 바로 안전모입니다.
“날씨도 좋은 데 답답하게 꼭 써야 하나요?”라는 물음을 종종 받습니다. 하지만 건설 현장 재해의 40%가 머리 부상이며, 그중 상당수가 봄철 집중력 저하로 인한 낙하·부딪힘 사고입니다.
안전모는 단순히 머리를 가리는 플라스틱 모자가 아닙니다. 사고의 순간, 당신의 생명을 지탱해 줄 0.5㎏의 단단한 방패입니다. 선진국처럼 우리도 안전모를 소모품이 아닌 나의 경력과 안전 의식을 증명하는 ‘자부심의 상징’으로 소중히 다루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안전의 사전적 의미는 ‘상처 없이 온전한 상태’를 뜻합니다. 안전은 거창한 구호 속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작업복에 새겨진 ‘안전 제일’이라는 글자를 가슴에 새기고,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가짐으로 턱끈을 단단히 조이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사업주는 현장의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고, 노동자는 나른한 봄기운에 취해 안전 수칙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안전한 사회는 곧 행복한 사회의 전제 조건이며, 안전에 예외란 있을 수 없습니다.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로서 제가 드리는 조언과 개선 안내는 단순한 지적이 아닙니다. 현장의 노동자 여러분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기에 드리는 진심 어린 당부입니다.
“안전하게 일하십시오”라는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할 때 일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현장의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고, 모든 노동자가 아침에 나섰던 온전한 모습 그대로 꽃길을 걸어 퇴근하는 그 당연한 일상을 위해 저는 다시 안전화 끈을 동여맵니다.
당신의 무사한 퇴근이 가족에게는 가장 큰 봄 선물입니다. 안전이 곧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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