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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2026-03-13 10:53:49 입력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다 보면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약, 원래 비싼 약 아니었나? 왜 이렇게 저렴해졌지?” 혹은 “이름은 다른데 효과는 똑같다니, 이게 말로만 듣던 ‘카피약’인가?”

오늘은 환자분들의 지갑은 가볍게, 건강은 굳건하게 지켜주는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그리고 이 분야에서 세계를 호령하며 ‘제약 변방’이었던 대한민국을 ‘바이오 강국’으로 만든 셀트리온과 삼성 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 보죠. 둘 다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끝난 뒤 나오는 ‘복제약’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제조 과정의 성향은 ‘레고 조립’과 ‘김치 담그기’만큼이나 다릅니다.

제네릭(Generic)은 똑같은 레고 성 만들기로 표현됩니다. 화학식을 보고 똑같은 성분을 조합해 만듭니다. 마치 레고 설명서를 보고 똑같은 블록을 끼워 맞추는 것과 같죠. 누가 만들어도 결과물이 100% 동일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저렴해집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타이레놀의 복제약들이 대표적입니다.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는 명인의 음식 손맛 재현하기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세포를 키워 만드는 단백질 의약품의 복제약입니다. 이건 화학식이 아니라 ‘생물’을 다루는 일이라 아무리 똑같이 만들려 해도 엄마 김치와 이모 김치 맛이 미세하게 다르듯 100% 똑같을 순 없습니다. 

그래서 ‘똑같다’는 뜻의 ‘세임(Same)’ 대신 ‘유사하다’는 뜻의 ‘시밀러(Similar)’를 씁니다. 난이도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서 제네릭의 복잡함을 자전거 제조라고 표현한다면, 시밀러는 첨단 5세대 전투기 제조에 해당됩니다.

그럼 왜 바이오시밀러가 우리에게 중요하게 대두되었을까요? 환자 입장에서 바이오시밀러는 ‘희망의 사다리’입니다. 과거 암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바이오 의약품은 한 번 맞는 데 수백만원을 호가했습니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았죠. 

하지만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하면서 약값이 30~50% 이상 저렴해졌습니다. 더 많은 분이 최신 의학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국가적으로도 건강보험 재정을 아낄 수 있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은 신약 개발은커녕 원료 의약품을 수입해 오던 ‘제약 후진국’에 가까웠습니다. 그런 판도를 뒤집은 것이 바로 셀트리온입니다. 2012년,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들고 나왔을 때 화이자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살아있는 단백질을 어떻게 복제해?”라며 부정적이었죠. 하지만 셀트리온은 증명해냈고, 이제는 유럽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며 오리지널 약을 밀어내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짐펜트라’라는 신약급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같은 국내보다는 외국의 유병률이 높은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로 병원까지 갈 필요 없이 집에서 스스로 주사를 놓는 편의성에 더 낮은 가격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죠. 2026년 매출 목표가 무려 5조원이 넘는다고 하니, 이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티어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반도체와 자동차, K-콘텐츠에 열광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K-바이오’에 박수를 보낼 때입니다. 불가능해 보였던 바이오 복제 기술을 성공시키고, 미국과 유럽의 거대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성과는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환자분들께서는 이제 처방전에서 ‘셀트리온’이나 국산 바이오 약의 이름을 보신다면, “이게 바로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기술력이 담긴 우리 약이구나!” 하고 든든해하셔도 좋습니다. 제약 변방에서 중심부로 우뚝 선 대한민국 바이오의 기적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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