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전역에서 도로 확장과 도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구 30만 시대를 눈앞에 둔 도시 성장의 속도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도시의 외형적 팽창과 달리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도로의 안전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끄럼방지 포장’ 문제다.
최근 양주 곳곳에서 우천·결빙 시 차량 미끄러짐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경사로가 많은 회천·고읍·옥정 일대는 빙설기마다 사고 위험이 높아지지만 미끄럼방지 포장이 노후되거나 구간별 편차가 커 운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도시가 커지는 만큼 도로 안전 기준 또한 강화돼야 함에도 아직 현장 체감도는 부족하다.
첫째, 미끄럼방지 포장의 ‘품질 기준’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일부 도로는 포장 두께가 균일하지 않거나 공사 후 빠르게 마모되는 문제가 반복된다. 시공사별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재의 내구성 평가 기준을 통일하고, 공사 후 일정 기간 내 마모가 발생할 경우 시공 책임을 명확히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안전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둘째, ‘우선 설치 구간’을 과학적으로 재선정해야 한다. 현재는 민원 발생 지역 중심으로 포장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사고 다발지, 급경사로, 스쿨존·학원가, 화물차 통행량이 많은 산업단지 주변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선제 지정해야 한다. 교통량·지형·기후를 반영한 정밀한 위험지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효율적인 예산 집행의 출발점이다.
셋째, 겨울철 대응체계와 함께 운영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미끄럼방지 포장이라도 제설·제빙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안전’에 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새벽 시간대 교통량이 많은 물류·공업지역 도로는 사전 살포 체계를 강화하고, CCTV 기반 실시간 빙판 감지 시스템 적용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예방 중심 관리가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넷째, 시민참여형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도로는 행정만의 공간이 아니다. 실제로 가장 자주 위험을 마주하는 사람은 시민이다. 노후·파손 구간을 앱 또는 온라인 신고로 바로 접수하고, 이를 반영해 ‘신속 보수 체계’를 운영한다면 행정 효율과 시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양주는 지금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에서 ‘살기 안전한 도시’로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도로 안전은 복잡한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공공서비스다. 작은 미끄럼방지 포장 하나가 중대한 사고를 막고 시민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다.
도시의 품격은 도로에서 시작된다. 양주시가 성장의 속도만큼이나 안전의 기준도 함께 높여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