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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의 침묵, 이제는 연천이 깨어날 시간이다
기고/김정겸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겸임교수
  2025-09-05 11:36:00 입력

연천군, 파주시, 포천시의 공통점은 경기북부 접경지로서 안보·규제·개발의 삼중 과제를 안고 있는 도시들이다. 필자는 이 3개 도시의 지난 50년간 인구·소득·경제적 위상 변화에 관하여 통계청, KOSIS, 지자체 통계, 법, 정부 자료에 기반해 데이터 비교→원인 진단→해법 순서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데이터 비교를 통한 변화를 살펴보자.

첫째, 인구·지위 변화.(1975년 vs 2025년)

1975년 통계청 시계열 자료에서 파주군 인구는 약 166,080명, 포천군 약 11만명 수준, 연천군은 약 6만7천명 수준이었지만 2025년 현재 파주시는 약 51만명으로 3.5배 정도 성장하여 광역도시 위상을 확보했으며, 포천시는 약 16만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연천군은 2025년 7월 기준 약 4만1천명 정도 유지하고 있다. 

둘째, 소득 및 생산성 위상 변화.

1인당 지역소득 및 GRDP(지역내총생산)를 비교해 보면 파주시, 포천시는 경기도 평균 수준 혹은 근접, 경기북부 일부 시·군의 소득 수준보다 높게 나타나지만 연천군은 경기도 시·군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이르고 있다. 이는 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후퇴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다음으로 원인 진단 차원에서 연천군의 지난 수십년간 반복적으로 나타난 행정 패턴과 구조적 한계를 살펴보자.
 
첫째, 경영 부재로 세금 살림 수준의 행정을 해왔다.

연천군은 타 시·군과 달리 민간자본 유치나 대규모 전략산업을 이끌어내는 경영적 행정이 부족했다. 행정은 주어진 지방세·교부세·국고보조금 범위 안에서만 ‘살림을 꾸려가는’ 방식에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재정 지출은 생활SOC나 군민 편의성 확대에 치중했지만, 장기적 경제 기반(산업단지, 기업 클러스터, 대규모 관광 프로젝트)은 구축하지 못했다. 군민 입장에서는 당장의 생활 개선을 체감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50년 장기 경쟁에서 인근 파주·포천에 뒤처지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둘째, 실현 불가능한 정책만을 내세웠다.

대형 산업단지 유치, 관광특구 개발, 수도권 교통망 확충 등 현실성 낮은 정책을 제시해 왔으나 인허가 규제, 국방부·환경부 협의, 수도권정비계획법 제한 등 구조적 장벽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이후에는 군민 체감용 단기 행보(축제·행사·소규모 생활SOC 확충)에 집중하며 군 내부 인기에 의존하는 행정을 지속했다. 이로 인해 장기 프로젝트의 일관성, 실행력, 후속 정책 연속성이 단절되었다.

셋째, 대외 협상력·경영 능력의 부족을 드러냈다.

연천군은 한반도 안보 최전선이라는 특수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중앙정부와의 협상에서 주도적 조건을 확보하지 못했다. 보호구역 해제, 기부대양여, 수도권 규제 완화 같은 핵심 과제는 선제적으로 의제를 만들고 이끌기보다는 타 기관의 결정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구조였다. 

파주가 ‘통일경제특구’ 논의, 포천이 ‘관광산업·산업단지’ 카드를 던져 협상력을 키운 것과 달리, 연천군은 ‘규제 관리’와 ‘예산 집행’ 범위 안에 스스로를 가두어 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넷째, 군민과의 소통 구조 한계를 드러냈다.

연천군 행정은 군민의 ‘정서적 지지’를 우선시하며 지역 내부 결속용 정책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외부 자본과 기업, 중앙정부와의 소통·협력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군민들에게는 ‘우리 편을 챙긴다’는 만족감은 줄 수 있었으나, 지역경제 전체를 키우는 성과는 미흡했다.

마지막으로 연천군 발전을 위한 해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략산업 기반 조성. 

접경지 특수성을 활용해 DMZ 관광지구, 군사기술 스타트업, 물류단지 등 국방·평화경제와 연계된 산업을 선제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둘째, 워터파크 건립을 통한 관광 활성화.

연천의 청정 자연과 여름철 수요를 결합해 대형 워터파크 조성을 통해 외부 관광객 유입과 지역 내 체류형 소비를 확대함으로써 가족형 레저시설, 계절별 이벤트, 지역 농산물 연계형 상권 개발을 도모한다.
 
셋째, 삼영모방 개발을 통한 성장 기반 확보.

삼영모방 부지를 전략적으로 개발하여 인구 유입과 기업 유치를 동시에 도모함으로써 산업·주거 복합지구 조성, 민간자본 유치, 지역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

연천군은 지난 반세기 동안 ‘살림꾼 행정’에 머물렀다. 주어진 세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생활SOC를 확충하는 성과는 있었으나, 그것만으로는 파주·포천처럼 도시적 성장을 견인할 ‘경제 엔진’을 만들 수 없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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