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행복했어. 자기 직업을 사랑하고, 자기가 맡은 거리와 표지판들을 사랑했거든. 만약 어떤 사람이 아저씨에게 인생에서 바꾸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면, ‘없다’라고 대답했을 거야. 어느 날 한 엄마와 아이가 파란색 사다리 옆에 멈추어 서지 않았더라면 계속 그랬을 거야.”
독일어로 클뤼크는 ‘행복’이란 뜻이다. 엄마와 함께 파란색 사다리 옆에 멈추어 섰던 아이는 청소부가 ‘클뤼크’를 ‘글루크’라고 글자의 선을 지웠다고 외쳤다. 거리 표지판을 청소하는 청소부. 자기 직업을 사랑한 청소부는 자신에게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당장 시작한다. 항상 코앞에 있던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을 딴 길 이름, 표지판에 걸려있는 그 유명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글루크-모차르트-바그너-바흐-베토벤-쇼팽-하이든-헨델’
그들을 알기 위해 청소부는 옷장에서 좋은 양복을 꺼내 입고 음악회장이나 오페라 극장으로 갔다. 음악을 듣고 나면 미소를 지었고, 곡을 외워서 부르기도 했으며, 그 소리를 상상하기도 했다.
‘괴테-그릴파르처-만-바흐만-부슈-브레히트-실러-슈토름-케스트너’
시립도서관에 가서 이 작가들이 쓴 책을 빌려서, 무슨 뜻인지 알게 될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아저씨는 책에서 발견한 비밀이 음악에서 발견했던 비밀과 무척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하! 말은 글로 쓰인 음악이구나. 아니면 음악이 그냥 말로 표현되지 않은 소리의 울림이거나.’
아저씨는 멜로디를 휘파람으로 불며, 시를 읊조리고, 가곡을 부르고, 읽은 소설을 다시 이야기하면서 표지판을 닦았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청소부가 시와 음악을 알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청소부 아저씨는 유명해졌고, 아저씨가 표지판을 닦으며 열심히 이야기하는 동안 사람들은 그 아래에서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네 군데 대학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부탁이 왔지만 아저씨는 거절했다.
하루 종일 표지판을 닦으며 강연을 하는 건 오로지 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이며,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계속 표지판 청소부 일을 했다.
우리는 평생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을 한다. 명예를 위해서 혹은 생계를 위해서, 아니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일을 꾸준히 해나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일로 성공하고 싶어 한다. 성공. 그 성공의 최고 정점은 무엇일까?
청소부 아저씨는 더욱 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를 거절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직업과 오로지 내 자신의 즐거움이 함께 할 때, 마음속 깊이 행복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아이가 무심코 꺼냈던 말에서 자기 코앞에 있던 행복을 알게 되었고, 그 행복한 마음이 실제로 느끼고 내보일 수 있는 따뜻한 행복을 만들어 냈다.
어느새 새해가 펼쳐졌다.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청소부처럼 내 코앞에 있는 ‘오로지 내 자신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