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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가 뭐길래?
  2023-01-12 09:43:28 입력

대법원에서 한의사의 초음파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 의료계에 심각한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초음파가 과연 무엇이고, 왜 의사들은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대법관들은 어떤 시각으로 그러한 판결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초음파는 우리 귀에 들리지 않는 높은 주파수의 음파를 인체 표면에서 인체 내부로 보낸 후 내부에서 반사되는 음파를 통해 인간의 몸속을 영상화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었는데, 근육과 힘줄 그리고 많은 내부 장기와 크기, 구조와 병리학적 손상을 실시간 단층 영상으로 가시화한 것으로 50년 전부터 써왔고, 비교적 저렴하고, 이동이 간편하며, 빠르게 진단이 가능한 장점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어서 정적인 화면에 의존하는 CT나 MRI 보다 기능적인 면을 살펴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구획인지, 어떠한 방향으로 영상을 만들었는지 등의 정보가 판독에서는 중요하여 시술자의 주관적 요소가 무척 강한 검사이고, 음파를 매개로 하는 탓으로 딱딱한 뼈나 금속 때문에 진단 부위에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협 주장을 살펴보면,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예민한 의료행위로서 기술적 숙련도가 중요하고, 사용자의 주관적 해석이 강해서 양의학적 전문성(해부, 생리, 병리 조직학적 배경)이 많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한의사 등 양의학적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료인이 사용하는 경우 오진(誤診)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사용에는 상당한 시간의 교육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초음파 진단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나 의과대학에서 영상의학과 관련 이론 및 실습을 거친 의사만이 실제 의료에서 사용해왔습니다. 즉,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치며 수년간 배우고, 임상에서 터득해야 실제 진료가 가능한 것이지 빠르고 쉽게 배워서 모든 의사가 금방 쓸 수 있는 진단기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한편, 한의협 주장은 현대 진단기기 대다수가 양의사들이 발견·연구한 게 아니라 문명 발달의 산물인 것으로, 각자(양·한의사) 진료에 활용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관찰하고 최상의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은 의료인에게 보장된 권리이며, 한방 치료 목적에 따라 한의학적 원리로 만들어진 수단만을 사용하라고 한다면 진료할 때 쓰는 안경과 컴퓨터, 약탕기도 쓰지 말고 첩지에 보약을 싸서 주라는 말인가? 반문합니다.

의료법과 과거 헌법재판소는 수차례에 걸쳐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바 있지만, 이번 대법원 결정은 한의사가 한방 의료행위를 하면서 한의학 진단의 보조 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 위생상 위해가 없다는 겁니다. 다만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로 ‘양의적 진단’을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며, 한방 치료에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정도까지는 형사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합니다.

사건의 배경은 어느 여자 환자가 한의사의 초음파를 사용한 검사 60여 차례와 침 치료, 한약 처방을 병행한 한의원 진료 이후 산부인과 병원을 찾아 제대로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대형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는 권유를 받았고, 결국 환자는 조직검사 결과 자궁내막암 2기를 진단받은 것입니다.

여기서 의료인의 개인적 숙련도 차이에 의해 진단을 놓친 것으로 의료법 위반은 아니라서 형사법으로 무죄 취지 환송이 맞는 것인지, 초음파는 한의학적 의료행위의 원리를 응용하는 것과 연관이 없으므로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판단하는 게 맞는 것인지 국민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현대 의학과 한의학을 엄격히 구분하는 현 이원적 의료체계에서는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이 무면허 의료행위로 보이는데, 사용에 대한 법적인 해석을 정확하게 구분해주지 못할 것이라면 다시 의료 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됩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2023-03-03 09:36:30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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