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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시계는 1961년 5월16일 멈춰섰다
  2012-08-01 10:34:16 입력

▲ 고승우/미디어오늘 전문위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의 시계는 1961년 5월16일에 멈춰선 것으로 확인됐다. 박 후보는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며 ‘오늘의 한국을 만들기까지 초석을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함으로써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쿠데타로 규정지은 역사적 범죄사실을 최상의 수준에서 미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후보는 유신체제에 대해 그 시대에 피해를 보고 고통 받은 분들에게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부하에게 암살당하고 이어 유신의 적자라고 자칭한 전두환 독재가 이어진 것에 대해 일말의 부끄러움은 느끼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오늘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5·16을 쿠데타든 군사혁명이든 무엇으로 부르든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옳고 그르고는 국민과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면서 ‘5·16은 오늘의 한국을 만들기까지 초석을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박 후보의 5·16에 대한 이날 언급은 마치 그의 아버지 박정희 정권이 1961년 한강을 넘어와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시킨 뒤 발표한 혁명공약의 일부를 연상케 한다. 그는 다만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에 대해 그 시대에 피해를 보고 고통 받은 분들에게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참혹하고 끔찍했던 박정희 정권 말기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마지못해 언급한 것으로 본다면 지나친 것일까.

박 후보의 5·16과 유신체제에 대한 언급을 보면 5·16은 역사적 당위성이라고 평가한데 비해 박 정권 후반에 대해서는 비판을 수용한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박 후보의 5·16에 대한 역사관은 민주주의 발전이 필연적인 역사 인식에 반하고 21세기 민주주의 개념에 역행하는 것으로 대단히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차기 대통령 경선 후보 중 선두를 달리는 박 후보가 이런 시대착오적 정치이론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21세기 선진정치를 지향해야 할 오늘의 상황과 역행하는 것으로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박 후보는 절차적 정당성의 중요성을 대단히 중시하는 민주주의 기본 원리에 대해서도 시대 상황의 특수성을 앞세워 부정하는 아전인수식 역사 및 민주의 철학을 지니고 있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 그의 이런 잘못된 사고체계는 최근의 일련의 정치적 행보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 간판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집권 여당이 MB 정권과 함께 범한 공동 과오, 비리의 책임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고단수의 꼼수 정치다. 이는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정치인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불합리한 논리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그것을 주장한 그의 태도는 그가 얼마나 단세포적 사고 방식의 소유자인가를 확실히 드러낸 것이다.

당의 간판 바꾸고 과거의 허물에 대해 나 몰라라 하는 태도는 정당 정치의 기본을 허물면서 집권당의 무한 책임론을 외면하는 처사인 것을 박 후보는 전혀 의식치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정두언 의원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새누리당이라는 ‘몸통’은 ‘상황 끝’이라고 외치는 논리도 역시 제 눈의 안경식 논리라는 비판을 자초한다. 박 후보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표를 번복토록 권유해 관철시키면서 국회의원 특권 포기라는 대국민 약속을 저버린 다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란 행위’를 잠재우는 기만적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박 후보는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 수습 과정에서 불거진 ‘박근혜 사당화’ 논란에 대해 자신과 모든 의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해 당이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국민에게 사과하고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을 ‘사당화’라고 한다면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리는 당을 절대시하면서 개인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전체주의적 논리에 다름 아니다.

박 후보가 경선 방식의 변경을 요구하는 일부 당내 의원들의 요구를 완전히 묵살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방식을 고집한 것도 대선 당선이라는 목표에 모든 것을 짜 맞추는 일방 통행식 독선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박 후보의 그런 태도는 불통의 결정판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보여준 제왕적 대통령의 전횡을 훨씬 능가하는 잠재력의 악취를 풍기고 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입을 통해 자신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미래의 한국 정치에 얼마나 무서운 독선과 불통의 폐해를 가져올 것인지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유권자들은 두 눈 부릅뜨고 살피면서 미래를 행복하게 전진시킬 정치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과 기사제휴

2012-08-01 11:28:36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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