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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참패한 MB, 무슨 염치로 MBC학살?
정권은 유한하다 민심을 읽어라
  2010-06-19 09:44:16 입력

▲ 고승우/미디어오늘 논설실장
MBC 김재철 사장은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식을 지녔다면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 해직을 포함한 다수 노조원에 대한 부당 징계를 즉각 백지화하고 깊이 사과해야 한다.

김재철 사장이 문제 삼은 노조 파업은 김 사장 자신의 과오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 사장은 자신이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노조원을 포함해 간부 사원까지 분노를 표시한 것 아닌가. 김 사장의 파렴치한 행위는 사회의 목탁이라는 언론사 사주에게는 치명적인 자폭행위다. 김 사장은 현재의 자리에 진즉 물러나 근신하는 자세를 취했어야 마땅하다. 그런 그가 본사와 자회사 노조원 100여명의 학살에 앞장서 광분하는 것은 언론 역사에 그 유례가 없는 최악의 반언론적 행위다.

김 사장이 칼잡이 역할을 맡은 MBC 사태는 다른 전체 언론은 물론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집권층과 직접 연계된 것이다. MBC 사태는 수구언론을 중심으로 한 다수 제도언론의 사회적 책임 외면,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의 합작품이다. 이 나라 언론이 진정 언론답다면, 이 나라 정권이 진정 최소한의 정치적 원칙과 윤리를 지녔다면 MBC 사태는 결코 발생치 않았을 것이다.

이 나라 언론계가 자사 이기주의의 좁은 영역을 벗어나 제4부라는 언론 고유영역의 수호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의식이 있었다면 김재철 사장의 만행이나 MBC 노조원의 부당 인사 조치는 방치되지 않았을 것이다. 언론은 공신력과 명예를 생명처럼 여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의 파수견이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오늘의 MBC 문제와 고통은 전체 언론의 문제이며 고통이다. 같은 언론이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의식을 지녔다면 김 사장이 청와대의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온 것이나,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이 자기 입으로 폭로한 추악한 권언유착 관계에 대해 어찌 침묵, 방관할 수 있는가!

청와대도 MBC 사태에 대해 깊은 자성이 있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방송장악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그 결과 KBS 및 YYN 사태가 발생하고 언론악법 강행으로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야기했다. 그러나 보라.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이명박 정권을 엄혹하게 심판했다. 이번 선거는 천안함 사고를 빌미로 이뤄진 추악한 권언유착 속에 치러졌다. 정부와 다수 언론은 천안함 사고가 북한 소행이라고 몰아가는데 철저히 손발을 맞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선거혁명의 저력을 발휘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정권이 시도한 방송장악, 언론 통제가 국민의 선진화된 민주의식 앞에서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정권은 방송을 장악하고 수구족벌신문에 방송을 퍼주기 하면 보수 수구세력의 영구집권이 보장된다는 미신에 사로잡혀 권력을 휘둘러왔다. 하지만 그에 대해 유권자는 ‘시민은 정치와 언론공작의 식물적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을 표로 보여주었다.

현 정권은 지난 2년여 동안 언론을 권력의 하부 기구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끊임없이 자행했다. 대선 캠프 참모를 공영방송 사장으로 앉히기 위해 임기가 보장된 사장이나 이사를 몰아내는가 하면 공정방송, 언론자유를 외치는 YTN 언론인들의 목을 잘랐다. 현 정부 들어 자행된 언론 죽이기 작업은 모두 법원에서 불법으로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해당 언론사, 청와대는 눈 하나 깜짝이지 않는다. 법치를 겉으로만 외치는 정권하에서 벌어지는 권력의 탈법, 인권탄압 행위다. 부당 해고는 노동자의 인격 살인, 생존권의 박탈이다. 현 정권이 부당해고를 조장 또는 방치하는 노림수는 그것만이 아니다. 거기에는 전체 언론계 노조원을 협박해 정부의 부당한 언론 조작에 저항하지 말고 순응하라는 공개 협박 공갈의 의미가 담겼다.

현 정권은 6.2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 강행, 세종시 수정, 남북관계 파탄, 언론악법 등에 대해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선거 이후 집권층은 대통령의 긴 침묵 속에 서로 ‘네 탓’이라는 추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이전의 비민주적, 반통일적 정책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민주화와 대북 화해협력 정책으로 정상화시켜야 하는데 아직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권의 선거결과를 경시하는 듯한 비민주적 행태 속에 MBC에서 대 학살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머잖아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하고, 대북 공세도 지속한다. 군이 천안함 사고 직후에 자행한 허위보고, 문서위조 등의 범법행위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되어 10여명에 대한 형사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군이 앞장선 ‘북한 책임론’을 앞세운 대북 공세가 강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수 언론은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는다.

월드컵 거리 응원에서 분출된 시민사회의 에너지는 엄청나다. 청와대는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이런 현상을 직시하면서 부질없는 방송장악 시도 등 비민주적 조치와 6.15공동선언실천, 10.4선언 외면을 통한 남북관계 악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 특히 김재철 사장은 정권의 앞잡이가 되어 자사 노조원을 대량 살육하는 식의 칼잡이 역할을 더 이상 지속하지 마라.

정권은 유한하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민주역량으로 미뤄볼 때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인권탄압과 같은 후진적 작태는 머잖아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런 점을 깊이 살펴 김 사장과 청와대는 더 이상 언론 노동자와 시민사회를 화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과 기사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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