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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정상회담 내용, 청와대 발표와 다르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MB정권
  2010-06-01 09:33:17 입력

▲고승우/미디어오늘 논설실장
이명박 정부가 어리석은 외교행각을 벌이고 있다. 정상회담 내용조차 악용하는 것이다.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중국 신화뉴스가 보도했다. 하지만 청와대 대변인 발표에서는 이 내용이 완전히 빠졌다. 청와대는 ‘중국이 천안함 조사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했지만 이 역시 의심 가는 부분이다. 신화뉴스에서는 ‘중국이 원칙대로 행동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와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 책임이며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응 필요성을 장시간 강조했다. 하지만 원 총리는 ‘천안함 사고(the warship sinking incident)’라고 언급, 어뢰에 의한 폭발, 침몰이라는 한국측 주장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수구언론 등은 청와대와 한 목소리를 내는 보도만을 쏟아내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짓을 하고 있다.

신화뉴스가 전하는, 원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행한 6자회담 등에 대한 핵심적 발언 내용은 아래와 같다.-“원 총리는 모든 당사국들이 냉정을 유지하면서 자제하도록 촉구했다. 이는 상황의 악화, 특히 힘들게 얻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서의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원 총리는 모든 당사국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한반도의 핵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평화, 안정을 달성키 위해 6자회담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고(the warship sinking incident)를 정당하게 처리할 것을 희망하고 있으며, 중국은 한국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긴밀히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http://news.xinhuanet.com/english2010/china/2010-05/28/c_13321541.htm)

연합뉴스는 6자회담과 관련, “이 대통령은 회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 대통령과 원 총리간의 장시간 대담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상이 천안함 해법에 접점을 찾지 못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고와 6자회담이 연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왔다.

청와대 대변인은 한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중국측이 미묘한 태도 변화를 보였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국내 일부 언론도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쪽으로 방향 선회를 한다는 식의 내용을 기사화 했다. 그러나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신화뉴스의 기사에는 그런 내용은 한 줄도 보이지 않는다. 원자바오 총리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중시하는 중국의 종래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다.

한중 정상회담 후 청와대는 “원 총리가 28일 천안함 침몰사태와 관련, ‘중국 정부는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면서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 입장을 결정하겠다. 중국은 그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화뉴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을 뿐이다.-“원 총리는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판단할 것이며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사실에 기반해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발표와 동떨어진 내용이다.

한편 청와대는 러시아가 천안함 조사와 관련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러시아는 대표단의 방한 이전 북한과 먼저 접촉, 독자적인 조사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의 관련 보도는 아래와 같다.-“알렉세이 보로다브키 러시아 외무차관이 28일 김영재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나 천안함 사태로 빚어진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외부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면담에서는 한국의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한 전개 상황에 관해 세부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이어 ‘양측은 한반도 긴장이 더 이상 고조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남북한 간 위기 해소책을 모색하기 위한 협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 피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성급하게 천안함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북 제재조치를 단독으로 실행에 옮기는 등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러시아가 남북에 대한 조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권의 천안함에 대한 성급한 태도는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매여 쓸까’하는 속담을 연상케 한다. 이른바 북한 어뢰라는 물체를 인양 5일 만에 천안함 폭발물로 단정 짓고 대대적으로 발표하는가 하면, 폭발에 따르는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된다.

북한도 28일 평양 주재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내외신 기자들을 대거 불러 놓고 남측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북에는 연어급 잠수정이 없고 남측이 주장하는 침투 경로는 상식 밖이며 1번 글자는 조작”이라는 등의 주장을 내놓았다.

청와대 등이 중국 등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외교적 파행 등에 대한 대가는 선거 뒤에 치러야 한다. 무대뽀 정권이 저지른 외교적 악수가 이뿐 일까? 만약 미국이 청와대를 적극 지지하는 것은 한미간에 무언가 주고받기식 거래의 대가라면, 앞으로가 큰 일이다. 현 정권은 천안함 관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유언비어 단속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나온다. 국민을 설득하지 않고 입을 틀어막겠다는 거다. 이명박 정권이 천안함 사고를 6.2 지방선거용으로 악용하려 외교적 파행까지 무릅쓰는 시도가 유권자에게 얼마나 먹힐지 두고 볼 일이다.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과 기사제휴

2010-06-01 09:41:52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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