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렴주구(苛斂誅求)는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고 백성의 재산을 억지로 빼앗는 국가의 도적질이다.
조선 말 민씨 정권이 국고를 도적질할 때, 지방에서는 조병갑 같은 탐관오리들이 백성을 수탈했다. 조일전쟁 당시 명나라 군대처럼 참빗 빗듯이 촘촘하게 약탈했다. 아무리 모화사상에 찌든 패거리들이라지만 배울 것이 없어서 명군의 수탈 방식을 빼닮았는지 이해 불가다.
조병갑의 가렴주구는 ‘혈세 루팡’이다. 만석보 부당 축조와 과도한 물세 징수가 대표적이다. 아버지 선정비 비각 건립 명목 착취, 전봉준 부친을 때려 죽인 살인적 폭력 등 헤아릴 수 없는 악행으로 민중을 적대적 세력으로 돌렸다.
결국 동학농민운동 봉기의 주범이 됐지만 민씨 정권은 그를 합법의 미명하에 사면 복권시켜 부귀영화를 누리게 했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속담이 딱 맞다. 힘없는 민중의 봉기는 피맺힌 한만 남겼다. 감시해야 할 민중은 힘이 없고, 법과 제도는 합법의 탈을 쓰고 혈세 루팡의 사냥개가 됐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거대 권력의 비호를 받는 동업자들이 차고 넘쳐 범죄자도 사면 복권의 남용으로 천수를 누렸다. 21세기에 거대 권력의 비호를 받는 지방 권력이 있어도 견제할 시민의 힘이 없다면 ‘조병갑 아바타’는 계속 양산될 것이다. 다 못난 백성의 책임이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