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했다. 한 사회의 기강과 도덕성은 그 사회를 이끄는 지도층이 얼마나 바르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바라보면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사회의 높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권한과 지위를 이용하여 저지른 불법과 부패,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할 고위공직자와 정치권력 주변에서 오히려 더 큰 범죄와 비리가 발생한다면 과연 누가 국민에게 법과 원칙을 지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법의 잣대가 힘없는 국민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하고, 힘 있는 사람에게는 때로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범죄에는 합당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작은 범죄라고 가볍게 보아서도 안 된다. 그러나 권력과 지위를 가진 사람이 저지른 범죄라면 오히려 그 책임은 더욱 무거워야 한다.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에게는 더 큰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더 큰 도덕적 책임과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면서 지도층 스스로 법과 원칙을 무너뜨린다면 그것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법치와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같은 법 앞에 서야 한다. 권력자라고 봐주어서도 안 되고, 힘없는 서민이라고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서도 안 된다. 특히 지도자라면 ‘내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보다 ‘무엇이 옳은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국민에게 존경받는 지도자는 높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 아니라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더욱 엄격하기 때문에 존경받는 것이다.
공자는 “군자는 의(義)에 밝고 소인은 이(利)에 밝다”고 가르쳤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에게도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먼저 법과 원칙을 지키고, 지도자가 먼저 청렴하며, 가진 사람이 먼저 절제할 때 비로소 국민도 사회의 규범을 믿고 따를 수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윗사람이 바르면 아랫사람도 바르게 된다. 지도자가 청렴하면 국민의 신뢰가 살아난다. 이것은 어느 특정한 사람이나 정당을 탓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반드시 되새겨야 할 원칙이다.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더 높은 도덕성을, 힘없는 국민에게는 더 따뜻하고 공정한 법의 잣대를 적용하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법치이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건강한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권세보다 의로움을, 사익보다 공익을, 아부보다 충성을.” 이 원칙이 바로 설 때 우리 사회의 윗물도 맑아지고 아랫물도 맑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