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은 뒷전이요 잇속이 먼저인 철면피들.”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에 나오는 명대사다.
광기 어린 왕을 독초에 중독시킨 간신 좌상이 자신의 죄를 입증한 증인을 천한 짐승으로 몰고, 자신이 뒷배가 되어 준 대신들의 더러운 속성을 이렇게 꼬집었다.
간신은 자신의 속성을 빼닮은 아바타들이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그들은 공범의 책임은 뒷전으로 밀고, 잇속을 챙기기 위해 좌상을 배신한다.
불량 정치꾼의 전형이다. 쿠데타가 성공하면 역적도 공신이 된다. 이 순간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어 권력 쟁탈전이 벌어진다. 중종, 인조의 쿠데타도 반정(反正)으로 미화됐다. 철면피들끼리의 살육전이 사화이고 옥사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선거 때마다 터져 나오는 공천 비리의혹을 보면 철면피 선발전으로 변질된 듯하다. 공천권자인 드라마 속 좌상에게 영혼을 갈아 바치는 철면피들끼리의 각축전이 될까 우려된다. 부모 찬스, 친구 찬스, 심지어 성상납 의혹도 나온다.
이를 엄단하기 위해서는 유권자가 현명해야 한다. 묻지마 투표, 지지 정당의 가번과 나번을 같이 찍는 무지 투표는 유권자로서의 자격이 의심된다. 모 지역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무효표가 수천표에 달한다고 하니 ‘웃픈 현실’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혼란기 한국 지방자치를 바로잡는 소중한 기회다. 철면피가 있다면 확실히 솎아낼 수 있는 현미경 검증을 해야 한다. 철면피를 뽑는 유권자는 공범자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