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오천국(吳天國)이란 자가 어사를 사칭하고서 역마를 타고 각 고을을 횡행하다가 일이 발각되었는데, 본도로 하여금 복주(伏誅)할 것을 명하였다.” <인조실록> 인조 20년 3월12일 1642년, 명 숭정(崇禎) 15년의 기사다.
‘직함 사기’는 일반적으로 타인의 직책이나 신분을 속여 금전적 이득이나 신분 상승 효과를 취하는 사기 범죄로 볼 수 있다. 특히 공공기관 직원이나 특정 직업인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시대에는 가짜 왕족이나 가짜 어사 사칭이 적지 않았다. 고위 관료 이름 도용 등 직함을 이용한 다양한 사기 사례들이 존재했다. 사기꾼들은 주로 사람들의 출세욕이나 재물욕을 자극하거나 관청의 권위를 사칭해 재물을 편취했다.
조선시대 ‘가짜 어사 오천국’ 사건은 자신을 어사라고 사칭하며 사람들을 속였고, 탐욕스러운 관리들의 출세욕을 이용해 이들을 끌어들여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다. 이는 당시 지배층의 부패한 사고방식과 출세 지상주의의 폐단을 보여준다.
잠깐 사족을 달자면, 인조는 병자호란이라는 전대미문의 치욕을 겪고도 연호를 명 숭정제를 따르고 있다. 명분과 친명 사대 이념을 중시하는 외교백치 천하에서 백성들마저 관직 사칭을 일삼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