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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거스를 수 없는 지방자치 주민주권시대
장수봉 전 의정부시의원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2022-12-26 17:01:32 입력

우리는 대체로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 선출직 선거 때만 주민투표를 한다. 주민 스스로 지역의 중요 사안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듯하다.
 
의정부시 주민투표조례에 따라 지자체의 매우 심대한 사안에 대해 시의회나 시장의 청구에 의한 의회 의결로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으나, 주민투표청구권자의 20분의 1 이상 서명을 받으면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예컨대 의정부시 주민투표청구권자는 약 40만명으로 5%인 2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시의 매우 중요한 사항을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다.  현재 의정부시의 뜨거운 현안으로 떠오른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의 재정사업 또는 민간투자사업 결정도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 201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전기와 가스 등 민간기업의 에너지공급 과정에 크게 불만을 느낀 시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시의 에너지 사유화 정책에 반대표를 던져 제동을 걸었다. 이러한 행동은 주로 시민단체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 단체들은 주민투표 승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간업체는 백만유로 이상의 광고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결집시키는 데 실패했다”며 “함부르크시민은 에너지 공영화 정책을 명백하게 선택했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로 보면, 민중의 희생과 투쟁으로 쟁취한 국민주권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생업에 종사하는 대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국민이 선출한 선출직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대의민주주의제도를 채택하여 운영해 오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제도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대중 정부 이후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방자치법이 발효되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방의회의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보다 현저히 약했으나 개정된 지방자치법에서는 지방의회 인사권을 의장에게 부여하고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보좌관 제도를 법제화하면서 점차적으로 의회의 위상과 권한을 높여 나가고 있는 추세다. 

또한 종전에는 지자체 법규인 조례를 주로 의회나 지자체 중심으로 개정 또는 제정해 왔으나 이제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법안, 즉 주민조례발안법을 2021년 제정하고 2022년 공포하여 이전보다 손쉽게 주민이 직접 조례를 만들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의정부시의 경우 청구권자 약 40만명의 70분의 1인 5,700여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 시의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고 시의회에 조례 상정이 가능하게 됐다. 또한 일일이 서류에 서명날인을 받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쉽게 조례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 마디로 주민이 직접 자치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 주민조례발안법의 제정 취지다. 

유럽과 미주 등 선진국은 지방자치가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가 없고 후진국일수록 중앙집권적 성격이 강하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진정한 선진민주국가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지방자치 주민주권은 시대적 사명이며 선택이 아닌 필수다.    

2022-12-26 17:07:04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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