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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의 하루
권종우 양주시 노동안전지킴이
  2022-11-15 10:38:14 입력

일년 중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한로가 지나자 아침에는 제법 한기가 느껴진다.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 양주시 3팀인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스마트폰으로 일기예보를 보면서 하루 일과를 계획한다.

그동안 나는 공직생활 30여년을 마무리하고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자격증에 도전하여 떳떳한 인생 2막을 시작하리라 마음먹고 공직생활 중 관리자로 근무한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직종을 찾아보았다. 그것이 바로 안전관리 자격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도전할 결심으로 도서관을 찾아 공부를 시작했으나 생소한 용어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반복된 학습과 동영상, 유튜브 시청으로 조금씩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며 산업안전산업기사 시험에 도전해 지난해 5월 1차 필기시험 합격, 7월에 2회의 실기시험을 치르고 합격의 기쁨을 맛보았다. 다니던 직장이 있어 취업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차에 안전관리 대행업체에 지인의 소개로 취업에 성공하고 현장실무를 배우며 안전관리자로서 업무를 시작, 현재 경기도 안전지킴이로 7개월째 근무 중이다. 
  
안전은 1906년 미국의 철강회사 게리(Gary) 사장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생산 제일’의 경영방침을 고쳐 ‘안전 제일’, ‘품질 제이’, ‘생산 제삼’이라는 경영방침을 내세웠으나 우리나라는 그보다 한참 뒤인 1953년에 근로기준법이 제정되고 1981년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제정되어 근로자들이 근로 현장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 현장은 매년 500여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였고, 올해만 해도 9월 말까지 443건에 446명이 숨져 하루에 1.8명 꼴로 사랑하는 가족의 품을 떠나야만 했다. 그래서 지난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고 올해 1월27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 소규모 사업장(상시근로자 50명 이하, 건설 규모 50억원 이하)은 해당되지 않으니 소규모 사업장과 건설 현장은 다른 나라 법같이 느껴진다.

2022년 안전지킴이 임무를 수행하며 크고 작은 현장에서 느끼는 현장감은 확연히 다르다. 큰 사업장에서는 안전관리자의 역할과 위상이 높아짐을 느끼고 사업주의 의식, 근로자의 의식 변화를 느낄 수 있으나 소규모 사업장을 지도하는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는 사업주 및 현장관리자의 무관심, 근로자의 안일 무사주의 의식에 아쉬울 따름이다. 

4~5층을 안전모, 안전대 없이 종횡무진 다니며 열심히 땀 흘리는 근로자를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잠시 쉬면서 안전을 생각하고 가족을 생각하면 안전 장비도 갖추지 않고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불안전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런 분들을 위해 존재 가치를 느끼고 현장소장과 근로자들에게 다가가 웃으며 “잠시 쉬며 하세요. 오늘도 안전하게 일을 하셔야 하지요?” 그러면 나의 복장을 보며 웃으며 답한다. “안전모 착용할게요.”

제조업체 방문 또한 쉽지 않다. 특성상 하루 전에 실무자와 통화하여 방문 취지를 설명하고 공문을 팩스로 보내 일정과 시간을 조율해야만 한다. 제조업체 방문은 반갑게 맞아주는 업체와 방문을 꺼리는 업체 두 분류로 나뉜다. 전자는 안전관리에 자신 있는 제조업체 담당자, 후자는 숨길 게 많은 떳떳하지 못한 업체 또는 담당자로 나뉜다. 

소규모 제조업체 사업장은 안전관리자가 선임되어 있지 않고 겸직함으로써 아직 부족함이 많다. 우선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서류 등을 알려주고 확인하며 하나씩 왜 갖추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배우려고 질문하는 실무자에게 나의 바쁜 일정을 잊고 답해주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거나 불안전한 요소 개선을 요청하면 현장을 둘러보며 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이렇게 나를 필요로 하는 제조업체 안전담당자가 있어 오늘도 보람을 느끼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며 안전지킴이로서 자부심을 갖는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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