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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현장 확보의 첫 걸음은 정리정돈
조영욱 양주시 노동안전지킴이
  2022-10-21 18:29:17 입력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로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비록 계약기간은 짧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고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우리 노동안전지킴이가 방문하는 건설현장은 계약금액 50억원 미만이지만 대부분 1억원에서 10억원 범위에 속해 있다. 이런 현장은 안전관리자가 따로 없이 현장소장이 모든 것을 관장하고 있다. 그래서 현장소장이 어떠한 생각으로 현장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현장의 안전도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장을 안전점검하며 안타까운 점은 큰 회사에서 운영하는 현장과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소규모 현장의 여건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규모가 있는 회사가 운영하는 현장은 우선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으며 질서정연하고 무엇 하나 나무랄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중소현장에 가보면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에 임하고 있다. 그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마치 우리가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함으로써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처럼 안전 활동은 정리·정돈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정리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거나 만들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하는 것이며, 정돈은 흩어진 상태에 있는 것을 말끔히 치워 질서를 잡아 정연한 상태로 하는 것을 말한다. 

정리·정돈 대상과 요령은 첫째, 공사 자재의 종류, 형태, 양 등을 알아야 하며 둘째, 건설장비는 설치에 필요한 작업면적 및 진입 경로 등을 미리 알고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공도구의 사용 빈도, 사용 장소, 구조 등을 알아야 하며 넷째, 작업장의 지면 굴곡 상태 등을 체크해 정리·정돈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작업하는데 들이는 시간이나 노력의 절약, 작업 장소의 협소함 등에서 오는 불편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리·정돈을 진행시키는 방법은 우선 산만한 마음가짐이 없도록 교육하고 첫째, 불필요한 것은 즉시 치우고 생각나는 것은 곧바로 개선할 수 있도록 실천에 옮겨야 한다. 또 정해진 장소에 물건을 놓고 표시를 해둬야 하며 바르게 놓고 안전하게 쌓는 방법을 익히고 항상 청소하고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3定 5S의 실천) 

둘째, 곧 사용할 것과 나중에 사용할 것을 구분해 출입문과 가깝게 전후를 예상해 적재하고 안전 통로도 확보해야 한다. 셋째, 높이는 아래 폭에 비해 3배 이하로 하고 긴 것은 뉘어서 쌓아야 한다. 굴러갈 수 있는 물건은 한 군데로 묶어놓고 받침대를 놓아 안전하게 쌓아야 하며 작은 볼트류와 같은 것은 철재 박스에 넣어 보관하도록 해야 한다. 

또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인화물질, 위험물질(MSDS)은 별도로 모아 보관해야 하며 재료나 공구류는 벽이나 기둥에 걸어놓지 말아야 한다. 높은 곳에 공사재를 둘 때는 진동이나 충격으로 인해 떨어지지 않도록 정리·정돈해야 한다. 자재를 쌓아 놓을 때에는 무거운 것은 아래쪽에, 가벼운 것은 위쪽에 놓아야 한다. 임시로 보관할 때는 반드시 통행에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표지판을 설치해야 하며 통로 바닥에 미끄럼·돌출물이 없도록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이외에도 안전모, 안전대, 보안경, 안전화 등의 개인보호구 착용, 전기작업 시 접지 및 절연용 보호구 착용, 기계·설비 정비 시 기동장치에 잠금장치 및 표지판 부착, 작업장 내에 안전 통로 확보, 유해·위험 화학물질 취급 시 경고표지 부착, 안전난간 및 개구부 덮개 설치, 용접·용단 등의 작업 시 인화성 물질 격리, 밀폐공간 작업 전 산소농도 측정 등은 산업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는 기본 중의 기본 수칙이다.

일찍이 하인리히(美보험사 관리감독자. Heinrich의 1:29:300법칙)는 재해나 상해가 발생하기 전에 주위 환경의 물리적 위험성과 인간의 불완전한 행동을 제거함으로써 사고와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하인리히 사고 연쇄 반응 이론’을 정립하였다. 작업 전 안전점검과 정리·정돈 등을 통해 불안전한 행동과 물리적 위험요인(환경)을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해 나갈 수 있는 이론이다. 주변이 어지러우면 그만큼 불안전한 행동이 되기 쉬우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하겠다.

우리 노동안전지킴이가 방문하는 현장은 한 곳도 반갑게 불러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날마다 반겨주지도 않는 현장에 달려간다. 그리고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을 훑어보고 위험 요인을 지적한다. 지적한다고 해서 당장 건설현장이 달라질 리는 없겠지만 매일 현장을 가다 보면 언젠가는 안전의식이 자리 잡을 것이라 믿고 있다. 

‘만에 하나 사고 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을 때 작업현장에서 위험이 보인다. 아울러 ‘한 번 발생한 사고는 또다시 난다’, ‘우리 작업현장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작업장 구성원 모두가 작업장 환경을 깨끗이 정리·정돈하여 사고 예방에 힘써야 하겠다.

‘실패에서, 사고에서 교훈을 찾아라’를 실천으로 옮기는 첫 걸음은 ‘내 작업현장에서, 나도 사고 날 수 있다’는 강한 안전의식을 갖고 우리 작업현장이 안전지대가 되도록 안전을 꼼꼼히 챙기고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안전은 소중한 생명, 본인과 가족의 행복이라는 더 큰 가치를 지켜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건설현장 곳곳은 물론이요 작업복장과 안전홍보물에도 항상 표시되는 초록색 십자가 ‘안전제일’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 글을 쓰며 다시금 되새겨 본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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