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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안전이 모두의 안전
이기영 포천시 노동안전지킴이(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
  2021-11-01 10:23:06 입력

산업안전법 개정으로 어제와 다른 역사를 써가는 오늘이 됐다. 산업안전법 전면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으로 좀 더 나은 사회가 구축되었으며, 이제는 나의 안전이 모두의 안전이라는 신념으로 나아가는 사회로 조금은 변화하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았다.

포천시 담당 노동안전지킴이를 하던 올해 2건의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포천시 선단동의 한 샌드위치 패널 건물 증축 공사현장에서 H빔이 아래로 떨어져 밑에 있던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과 한 교회 신축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건물 안쪽에 안전 비계발판을 설치하던 중 8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공사현장에 안전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제는 자주 볼 수 있는 안전모 미착용과 신호수 없는 크레인 작업현장, 안전난간대와 방호망, 방호 선반 하나 없는 현장, 추락방지망을 설치하겠다는 말만 하며 2차 점검 방문시 전혀 달라진 게 없는 모습들을 보면, 1차 점검을 허투루 넘겼다는 점에서 회의감을 부정할 수 없다.

안전모 착용 없이, 안전고리 하나 없이 H빔 위에 올라가 있는 근로자들을 며칠에 한 명 꼴로 보니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고소작업대 사용은 멀리하고 오로지 맨몸으로 올라가 있는 근로자들을 보면 우리가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결국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현장에 도착하면 안전모를 챙겨 오는 것이 아니라 작업을 중단한다. 뒤늦게라도 안전모를 착용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닌, 책 잡히기 싫어서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안전모 착용을 권하면 “지금은 휴식시간이니 있다가 착용하겠다”고 하면서 어영부영 넘어가기 일쑤다. 우리가 현장을 벗어나야만 작업을 다시 시작할 것인데 안전모 즉시 착용을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없다.

어느 순간부터 노동안전지킴이가 현장점검을 나서면 뒤늦게나마 안전수칙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이 아닌 그저 귀찮은 존재, 잠시 눈을 피해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오자식의 태도들을 보면 결국엔 즉시 공사중지명령, 즉시 시정조치 등 강력한 행정조치가 미비하다는 것을 느낀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2021년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보면, 2021년 6월말 산업재해 발생현황 사망자수 474명(전년 동기 대비 4명, 0.9% 증가), 질병 사망자수 663명(전년 동기 대비 32명, 5.1%)임을 알 수 있다. 사망자는 건설업(308명, 27.1%)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특히 5인 미만 사업장(134명)에서 많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를 보면 안전한 건설현장으로 가기까지 오래 걸리며 결국엔 아직도 불투명한 미래를 보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초적인 문제가 무엇일까? 건설현장의 고질적 병폐와 구조적 문제들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착공이 지연돼 전체적인 공사가 늦어지면서 공사기간이 부족해지는 발주 문제와 주민 민원이나 자재 수급 등 차질이 생기면서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할 공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산재 사고가 유발되는 것이다.

건설사의 부도, 임금체불, 중대재해 등으로 인한 공사시간이 부족하게 되는 점에서 시공사의 책임 또한 우리는 짚고 넘어가야 하며 사망재해를 줄일 수 있는 실효적인 대안으로는 교육 훈련의 효과를 높이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건설업에서 재해로 사망하는 근로자의 대부분은 근속기간이 짧다. 근속기간 6개월 미만인 근로자들의 수는 몇 년째 크게 변화가 없다. 확실한 안전교육과 함께 건설현장의 위험요소, 행동요령 및 대비체계에 대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내용의 과정들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도 구축돼 근로자들이 정말로 실질적인 교육을 받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2021년 하반기에 계획 중인 건설기능등급제 시행 같은 교육훈련과 자격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이 활용되어야 한다. 일의 방향성과 숙련이 갖춰진 그리고 안전의식이 바탕이 된 건설근로자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 및 그들의 안전과 처우 개선 확대 등을 내다 볼 때 크게 기대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주변 사람들을 위한 교육이라는 점을 토대로 근로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수이지만 이런 환경 변화 자체가 결국 그들의 안전을 위한다는 목표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 판단된다. 그저 단편적인 법 개정만이 근로자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변화와 한 걸음 한 걸음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인 것이다. 결국 근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복지는 안전한 현장에서의 불안하지 않은 근로인 것이다.

*‘경기도 2021년 노동안전지킴이’ 수행기관인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031-859-4847, 070-4543-0349)는 ‘경기북동부권역(가평군, 구리시, 남양주시, 양주시, 의정부시, 포천시)’을 담당하고 있음. 경기북동부권역 중소규모 건설현장과 제조현장 등에 대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단속을 통해 산재예방 강화 및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활동 중임.

2021-11-01 10:28:46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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