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멕시코 땅엔 인구 2,000만명이 넘는 아스텍 제국이 있었다. 1519년 코르테스가 이끄는 스페인군 600여명이 아스텍 제국을 정복하기 위해 상륙했다. 그러나 용맹한 아스텍 제국 용사들의 저항으로 병력 3분의 2를 잃고 철수했다. 다음해 1520년 코르테스는 다시 아스텍 제국을 공격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렇게 용감했던 아스텍 제국 용사들은 모두 비실비실했고 2,000만명이 넘던 아스텍족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몰살한 아스텍인들 중엔 제국의 황제 쿠이틀라우악도 포함되어 있었다.
왜 그랬을까? 천연두 때문이었다. 천연두는 면역력이 있던 스페인군은 그대로 두고 면역력이 없던 아스텍인만을 골라 몰살시켰다. 천연두 때문에 2,000만명이 넘던 아스텍 인구는 100년 뒤인 1618년에는 160만명으로 92%나 몰살당한 것이다. 아스텍 제국을 멸망의 길로 이끈 것은 전쟁의 패배가 아니라 천연두균이었다.
1531년 스페인의 피사로가 이끄는 168명의 군인들이 잉카 제국을 정복하기 위해 페루 해안에 상륙했다. 당시 잉카 제국의 인구는 수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무시무시한 행운이 피사로에게는 따랐고 무시무시한 불운은 잉카 제국을 덮쳤다. 몇년 전 육로를 통해 들어온 천연두가 잉카 제국의 인구 대부분을 몰살시키고 만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인구 중에서 잉카 제국의 후계자 아들들이 서로 내전을 벌이는 틈을 타 피사로는 아주 쉽게 잉카 제국을 정복할 수 있었다. 잉카 제국이 사라진 주요 원인도 천연두균에 의한 것이었다.
1540년 스페인의 에르난도 데 소토는 미국 동남부에 진출한 최초의 유럽인 정복자였다. 당시 그가 지나가는 인디언 마을들은 모두 휑하니 비어 있었다. 그는 전투 한 번 하지 않고 마을들을 정복할 수 있었다. 바로 2년 전 해안가에서 스페인군에게서 전염된 천연두균이 이들보다 먼저 내륙으로 진출해 인디언들을 몰살시켰던 것이다. 소토가 정찰한 바에 의하면 미시시피 강 유역으로 많은 인디언 부족들이 살고 있었으나, 1600년경 프랑스 이민자들이 이곳으로 들어왔을 때는 마을이 다 텅 비어 있었고 주민들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역시 병원균이 이들 마을을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고고학적 탐사 결과는 북아메리카 인디언이 약 2,00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콜롬버스가 도착한 후 한 두세기에 걸쳐 인디언 인구는 최대 95% 가까이 전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디언들은 유럽의 구세계에 있던 병원균에 의해 죽어갔다. 면역성이나 유전적 저항력이 전혀 없어 구세계 병원균에 대항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암 허스트 는 인디언들에게 천연두균이 묻은 담요를 선물해서 전염병을 전파했다. 이 때 아메리카를 휩쓸던 질병은 천연두 외에도 홍역, 인플루엔자, 발진티푸스 등이 주요 질병이었고 디프테리아, 말라리아, 볼거리, 백일해, 페스트, 결핵, 황열 등도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구대륙에서 신대륙으로 건너간 것들이지만 신대륙에서 구대륙으로 건너온 질병은 단 1종도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유일한 예외가 매독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이 질병은 발생지가 명확하지 않아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라시아 병원균은 남북 아메리카만을 초토화시킨 것이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과 태평양 도서 주민들, 남아프리카 코이산족들까지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이들 지역에서의 사망률은 50%에서 100%에 이른다. 예를 들어 히스파니올라섬 인구는 약 800만명이었는데 유럽인과 접촉 후 약 40년간 인구는 0으로 줄어들었다. 몰살을 당한 것이다. 1875년 피지제도의 한 추장이 오스트레일리아를 다녀온 후 퍼지기 시작한 홍역은 피지인들을 약 4분의 1이나 죽였고, 하와이 원주민 인구도 약 50만명이었으나 장티푸스와 천연두 등으로 약 70년 동안 7만명 정도로 인구가 감소했다.
이렇게 세계 역사를 바꾼 병원균들이지만 과학이 발달하고 예방 및 치유방법이 발전한 현대에서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은 없어졌다. 이제는 병원균보다 자기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일어나는 생활습관병이 사망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암, 뇌혈관질환, 심근경색, 우울증, 당뇨합병증 등 말이다. 생활습관병은 모두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트레스에 의해 면역력이 저하되고 혈류 순환에 이상이 발생하고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도록 마음을 평안하게 가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웃음은 스트레스 킬러다. 웃으면 면역세포들의 활동성을 아주 활발하게 해주고 병원균이나 내부의 적들에 대항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열심히 웃으면 질병 예방이나 치유에 큰 효과가 있음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문제는 면역력이고 웃음이 답이다. 많이 웃자. 크고 길게 웃자. 질병의 예방과 치유를 위하여.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