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공산주의 무오류성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백범의 진단은 공산주의는 가장 무서운 철학을 기초로 한 계급독재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백범은 “시방 공산당이 주장하는 소련식 민주주의라는 것은 이러한 독재정치 중에도 가장 철저한 것이어서 독재정치의 모든 특징을 극단으로 발휘하고 있다”며 “(중략) 공산당과 소련의 법률과 군대와 경찰의 힘을 한데 모아서 마르크스의 학설에 일점 일획이라도 반대는 고사하고 비판만 하는 것도 엄금해 이에 위반하는 자는 죽음의 숙청으로써 대하니 이는 조선의 사문난적에 대한 것 이상이다”라고 했다.
백범의 지적대로 공산주의는 어떠한 반대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무오류성을 내세운다. 소련의 스탈린 독재가 그러했고, 중공의 모택동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중·소 양대 독재자를 답습한 김일성 3대 세습은 현대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산주의의 폐해보다 낮은 단계의 악행 사례인 조선의 사문난적은 주자의 절대성을 부정한 조선의 의기 있는 선비에 대한 학문적 학살행위다. 송시열에 저항한 윤증이 대표적인 희생자다. 당시 송시열에게 찍히면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다. 하지만 천하무적 송시열도 결국 사약을 받았다.
언론의 비판 기능은 민주주의의 꽃이다. 특히 공직자의 잘못은 공공의 이익과 직결된다. 물론 공직자는 정당한 일을 수행하다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과 무관한 공직자의 행위에 대한 비판은 언론의 정당한 기능이자 역할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정당한 기능을 통제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될 수 없다. 백범이 질타한 공산주의의 무오류성, 조선의 사문난적은 민주주의와 언론에 대한 비겁한 도전이었고, 사문난적의 주역 송시열도 사약을 받았다는 역사적 사실은 영원하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