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민 덕분에 국회의장까지…함께했기에 행복했다”
지역지 6개사 합동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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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은 “국민에게 신뢰 받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단 1%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13일 제20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돼 1년여를 보낸 문 의장은 의정부갑에서 6선 국회의원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정계를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8월14일 본지와 경기북부포커스 등 지역지 6개사가 국회의장실에서 문 의장을 만났다. 사전 서면 인터뷰와 현장 인터뷰로 진행됐다.
-건강은?
=나이는 속이지 못합니다. 얼마 전 차량 급정거로 오른팔에 타박상이 생겼으나 업무수행에 지장은 없습니다. 심장 시술 이후 부실해졌다는 느낌이지만, 후회 없도록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으로 전력투구할 생각입니다.
-2020년 4월15일 제21대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심경은?
=제 인생의 좌우명이자 정치적 신념은 무신불립(無信不立), 화이부동(和而不同), 선공후사(先公後私)입니다. 늘 이 신념을 지키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를 마칠 때 따뜻한 의회주의자로 기억된다면 영광이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 이후 제 삶은 ‘덤’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의 본령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김대중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즉 이상과 현실이 조화를 이루는 정치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래와 다음세대를 생각하는 정치입니다. 지금은 너무나 현실에만 목을 매고 미래와 다음세대를 생각하는 그런 정치가 아니라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회로 만드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 단 1%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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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공약 이행률은?
=공약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공약을 꼽자면 ▲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 ▲의정부경전철 정상화 ▲GTX-C노선 및 KTX 동시 추진 ▲캠프 잭슨 국제아트센터 건립 ▲CRC 안보테마관광단지 조성 ▲경기북도(평화통일특별도) 설치 ▲호원동 예비군훈련장과 기무사 이전 ▲녹양동 스포츠 콤플렉스 조성 등이 있습니다.
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는 제가 시민들께 약속하고 개통한 호원IC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통행료를 낮추기 위한 공약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제20대 총선 당선 후 경기북부 의원들을 모아 연구용역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2018년 3월29일 통행료 33% 인하를 이루어냈습니다.
운행 중단 위기에 있었던 의정부경전철도 끊임 없이 국토교통부와 협의 끝에 철도안전계 승인 등 행정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여 2019년 5월1일부터 새 사업자가 선정돼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C노선은 GTX 및 KTX 의정부 연장을 연계 추진하는 방안으로 지난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B/C 1.36)했습니다. 향후 개선된 GTX 열차 모델로 고속철도 운행 추진 중이고, 준공 후 운영주체와 협의하여 진행될 것입니다.
캠프 잭슨 국제아트센터 건립은 국토부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해 사전 협의했고, 이를 토대로 경기도와 개발제한구역 해제 및 후속 절차가 잘 진행될 것입니다.
CRC 안보테마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국가주도 개발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시켰고, 지난해에는 반환공여지 활용방안 용역비 5억원을 확보하여 추진 중입니다. 용역 결과가 나오고 국가주도 개발의 근거가 생기면 속도를 낼 것입니다.
경기북부(평화통일특별도) 설치와 관련해서는 의원실에 입법TF를 만들어 평화통일특별도법을 발의했고, 현재 상임위원회에서 협의 중입니다. 또한 정성호, 안민석 의원 등 경기도 지역 의원들 중심으로 세미나 개최를 협조하는 등 최선을 다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호원동 예비군훈련장과 기무사 이전은 현재 국방부 협의가 완료됐고, 기무사 부지는 이미 부대가 철수한 상태이며, 예비군훈련장 이전 부지에 대한 국토부의 최종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협의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조만간 실행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녹양동 종합운동장 쪽 스포츠 콤플렉스 조성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생활형 SOC 사업과 잘 맞는 공약으로, 내년 예산안 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종 공약 이행 여부는?
=이행 완료된 공약은 경전철 정상화, 호장교~상도교 광역도로 조기 완공, 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 캠프 홀링워터 역전근린공원 조성, 직동근린공원 조성 등입니다.
나머지는 많이 진행된 공약도 있고 진행이 미비한 공약도 있지만 성공적인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공약은 있어도 불가능한 공약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약 사항은 아니지만 의정부시 관문역인 망월사역이 신축 수준으로 개축 예정이고, 특별교부세를 통해 재난안전 전광판 및 방범용 CCTV 설치, 호동교 내진보강 등 시민 안전을 위한 예산들도 지속적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의정부고등학교 기숙사 환경개선, 녹양초등학교 체육관 증축, 실내빙상장 개보수, 호원1동 경로당 재건축 등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예산도 최선을 다해 챙기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아쉬운 점은?
=맹자 이루편에 ‘자모인모(自侮人侮)’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를 업신여긴 연후에 남도 나를 업신여긴다는 것입니다. 국회의 품격은 국회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국회가 너무 정쟁에만 매몰돼 시대적 소명을 방기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이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제20대 국회는 촛불 민심이 명령한 개혁입법, 정치개혁, 개헌을 완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촛불 민심의 제도화는 행정부도 사법부도 아닌 국회의 책무입니다.
이대로라면 임기만료 폐기법안이 대량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7월17일부터 ‘일하는 국회법’이 시행돼 매달 2회 이상 소위를 열도록 제도화했습니다만, 제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의원 한 분 한 분이 입법 발의뿐만 아니라 심사와 의결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심기일전,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최우선적으로 입법부로서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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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보복과 이에 대응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해법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이전에 정부와 국회는 다방면으로 외교적 노력을 다했습니다. 국회는 방미·방일대표단을 보내 일본 조치의 부당성에 대해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방일단은 정부간 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 의원 외교 채널을 적극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지난 8월2일 본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8월12일에는 한국 역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한일 관계가 어려운 국면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일 관계는 북핵공조, 외교안보와 실질적인 교역·협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한일 관계가 나아갈 방향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명확히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과거를 직시하며 미래를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발목 잡혀 미래로 못 나가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러나 미래를 핑계로 과거를 잊으면 더욱 어리석은 일입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바탕으로 한일 갈등 해법 모색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노력해나가야 하겠습니다.
-후보군이 여럿이다. 차기 지역구를 맡을 국회의원의 정치적 자질과 역량이라면?
=무신불립, 국민과의 신뢰를 기본으로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권력을 잡아야 본인의 철학을 실천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이 투철해야 하며 통찰력과 안목이 깊어야 합니다. 의지가 없다면 애초부터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지성과 열정, 의지, 신념, 용기, 배짱, 결단력이 있는 지장, 덕장, 용장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출마하겠다는 그 누구에게도 하라 말라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 또한 그들의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의정부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되었습니다. 의정부 정치생활 30년 동안 시민과 함께했기에 저는 행복했습니다. 그 은혜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한 없이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제일 먼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이며, 또한 제가 나고 자라 뼈를 묻을 내 고향 의정부 발전을 이뤄내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도 이 신념과 사명을 잊은 적 없습니다.
경기북부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지리적 특성으로 개발에서 소외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가동되면서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연이어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는 경천동지할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평화의 한반도 시대에는 우리 의정부가 뒤로 돌아 맨 앞줄에 서게 됩니다.
지난 세월의 발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큰 발전과 희망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 큰 변화와 희망의 의정부 시대를 시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