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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마리아인법과 의료
  2019-06-26 14:33:11 입력

신약성경 누가복음서 10장 30~37절, 어느 한 유대인이 강도에게 당해 다쳤을 때 유대인 제사장 레위인은 이 다친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가지만 유대인들에게 멸시당하며 사는 사마리아인은 이를 보고 구제해줍니다. 법적인 의무는 없지만, 도덕적 차원에서 인간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로 ‘선한 사마리아인’ 문구를 사용하게 됩니다.

원래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위험에 빠지지 않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구조 불이행을 저지른 사람을 처벌하는 법입니다. 구조거부죄 또는 불구조죄라 칭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응급의료 과정 중 발생한 피해에 대해 선한 의도의 구조자에게 면책을 주는 법도 선한 사마리아인법이라 합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 2항(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은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 또는 응급처치를 제공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와 사상(死傷)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그 행위자는 민사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구조 의무(위급한 이를 구출 내지 치료해야 할 의무가 있고, 실천하지 않으면 책임을 져야하는 의무), 주의 의무(어떤 행위를 할 때 일정한 주의를 기울일 의무를 말하는데, 주로 보통의 합리적인 사람의 기준에서 판단하며 의사나 운전사와 같이 전문직종의 경우 보통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그 직종의 평균적인 기준의 주의 의무) 이 두 가지에서 의사가 자유롭지 못한 것을 두고 의료계는 선한 사마리아인법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지난 2008년 5월 국회를 통과한 선한 사마리아인법 중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면책이 아니라 감면입니다. 의사인 경우 구조 의무와 주의 의무 두 가지를 다 고려해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 정도이고, 만에 하나 환자가 사망하면 형사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 불편한 것이지요.

실제 2018년 5월15일 경기도 부천 한의원에서 30대 초등학교 교사가 봉침 시술을 받고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뇌사 상태에 빠져 6월6일 사망했습니다. 당시 한의사를 도와 환자 여교사를 응급처치했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피소되었습니다. 봉침 시술 당일 한의사는 환자 상태가 나빠지자 같은 층에 있는 가정의학과의원 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 의사는 119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이 가정의학과 전문의에게 응급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9억원대 손해배상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유족 측 변호사는 유족들이 확보한 CCTV 영상을 통해 응급 상황에서 가정의학과 의사가 에피네프린 주사를 들고 가는 게 늦으면서 치료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주장을 합니다. 처음부터 (현장에) 오지 않았다면 몰라도 응급 상황이라면 보증인적 지위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직접적인 불법 행위자가 아니더라도 한의사를 도와주러 갔다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의사들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나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봉침과 같은 시술을 과거부터 사용했다는 이유로 허용한 보건복지부가 책임이 있고, 검증되지 않은 시술은 전면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 대한민국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고, 법이 있어도 내가 면책될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며, 선의의 구호나 치료로 손해를 봤다는 피해자의 무차별 손해배상과 자기를 방어해야 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싸움이 실제로는 변호사들끼리 ‘돈 놀음’으로 이어져 진정한 사회 정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한의원의 잘못된 시술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워진 환자를 살리기 위해 도왔는데 그런 의료행위에서 사소한 시간 지체를 문제 삼으면 앞으로 어떤 의사가 나설까요? 의사들 사이에 공공연한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는데, 비행기를 타면 무조건 술을 마시고 자라는 충고가 있습니다. 휘말리고 싶지 않은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음주 상태이기에 돕지 못해도 면책될 수 있으니까요.

의사들의 신원을 다 공유하여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이웃에 사는 의사에게 도움 받자는 서울시장 박원순 프로젝트 때문에 의사들이 면책을 받기 위해 병원에서 진료할 때 외에는 집에서 늘 술을 마셔서 의사들 중 알콜 중독이 늘어날 거라는 웃지 못할 예상도 나왔었습니다.

병원이 아닌 일반 장소에서 선한 의도의 응급 의료 상황에 대해 책임 감면이 아닌 면책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에 대한 심도 깊은 사회의 숙고가 있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법의 맹점을 악용해 수익을 노리는 악의적인 변호사들은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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