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는 미2사단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노래만을 부를 것이 아니라, 그동안 주민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사과와 반환기지에 대한 오염정화 조치 등을 촉구하는 등 시민들의 희생에 대한 위로와 배려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의정부시가 개최하는 ‘미2사단 환송 음악회’가 10월15일 월요일 오후 3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다. 출연진은 한국 유명가수와 미8군악대 등이 공연이 예정되어 있고, 객석에는 미2사단 장병들과 지역 주민들을 초청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감사와 환송’의 마음을 담았다고 하는 CBS FM 라디오 광고방송과 시내 곳곳에 걸린 ‘Friendship & Respect(우정과 존경)’을 강조하는 현수막 등을 통해서도 접할 수가 있었다.
이번 환송 음악회는 의정부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미2사단 사령부(캠프 레드클라우드)의 평택 이전이 올해 안에 완결되므로 의정부시가 미2사단 소속 장병들에게 그동안의 감사 마음을 담아 환송하는 자리라고 한다.
우리는 환송 음악회 소식을 접하면서, 의정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한 마음과 함께 다음과 같은 점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의정부 시민들에게 있어서 미2사단 주둔의 역사는 ‘감사와 환송 그리고 존경’의 마음만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명과 암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과거 미2사단의 주둔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에 기여하고, 시민들의 경제활동에 상당 부분 연관되어 있는 등의 긍정적 측면도 있었지만, 반면 미군주둔으로 인해 수많은 희생과 제약을 감수 당할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의 고통과 애환이 다른 측면에는 무겁고 어둡게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시민들의 희생에 대한 위로와 배려의 대책을 함께 내놓아야만 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기존에 반환된 미군기지들에서 심각한 토양오염 문제가 발생하여 큰 곤욕을 치렀던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최근 속보에 의하면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캠프 스탠리에서도 각각 기준치의 5.4배와 2.4배에 이르는 ‘과불화화합물’이라고 하는 암과 임신 장애 등을 일으키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주한미군 측은 올해 초까지 우리 정부에 회신하기로 약속했던 유해화학물질 정화조치 계획서를 아직도 제출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또한 이미 반환이 이루어졌어야 하는 캠프 스탠리의 반환은 올해에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다시 완료하겠다는 기약도 없는 약속 위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주한미군 당국의 명확한 입장과 조치를 먼저 요구하는 것이 합당한 순서일 것이다.
셋째, 이번 사안의 배경에는 시대의 큰 흐름은 이미 평화와 화해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안보에만 초점을 맞추는 낡은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인식이 결국 캠프 레드클라우드 반환 후 안보테마관광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의정부시의 방침으로 연장되고 있는 것에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의정부시는 일방적으로 ‘환송과 감사 그리고 존경’의 노래만을 불러야 하는 것인가?
의정부시는 이번 ‘미2사단 환송 음악회’ 개최가 이처럼 일방적으로 추진된 것에 대하여 반성하고, 미군 당국에 대하여는 그동안 주민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사과와 반환기지에 대한 오염정화 조치 등을 촉구함으로써, 시민들의 희생에 대한 위로와 배려의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8. 10. 12
평화롭고 행복한 의정부를 꿈꾸는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