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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와 최저임금
  2018-09-21 17:00:31 입력

2018년 여름 병원가에 불어닥친 부담은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인상된 최저임금이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지휘 아래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18년 16.4% 인상되어 가뜩이나 운영이 힘든 병원들은 내년에도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되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병·의원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당수 중소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및 조무사 임금 인상, 그에 따른 여타 다른 직원의 연쇄 임금 인상 등으로 2018년에도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의료수가는 2%대 인상에 그쳐 2019년에는 의료기관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필자가 운영하는 중소 병원은 2018년 인건비 상승이 20%를 상회하였는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다른 직원의 연쇄 임금 인상 및 인사 고과 평가에 따른 상승폭이 커서 총 비용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서고 말았다. 간호사 구인이 잘 안 되는 상황에서 기존 근무자의 연장근로 등 시간 외 수당 150%를 계산해서 지급해야 하기에 상승폭이 컸다.

정부가 최저임금제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인 ‘두루누리 지원사업’은 5명 미만이 근무하는 사업장에서 한 달 190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는 직원의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을 포함한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원책이 8월22일 발표됐지만 동네 병·의원이 받을만한 지원 내용은 없다시피하다.

지원대상이 매출 5억원 이하(과세 대상 매출 기준)인 경우가 많아 인건비 비중이 큰 동네 병·의원은 혜택 받기가 어렵거나 아예 전문직종이 제외된 지원안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애초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에 동네 병·의원이 받을만한 맞춤지원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중소 병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원과 종합병원의 의료 전달 체계 2원화 때문에 힘든 길을 걷고 있는데, 새로운 시설 규제로 수술방의 경우 HEPA 필터를 사용하여 층류 환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클린 룸 공사, 소방법에 따른 의료기관 소방시설 강화로 인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병실 침상 간격을 1.5m 이상으로 늘려야하는 공사 등이 그 골자다.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은 정부의 지원 대책을 믿고 변함 없이 영업과 고용유지에 힘써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언제까지 믿고 가야할지 2019년을 예상하는 필자는 암울하기만 하다.

고꾸라지는 경제 상황과 응급 수술을 제외하고 만성질환 수술이 계속 줄어드는 등 실물 경기가 나빠지는 것을 진료실에서 느끼며, 지역별, 직종별, 노동생산성에 따른 차등 최저임금제도나 경제 상황을 잘 반영하는 점진적인 최저임금 인상이라면 어떠했을까 아쉬운 마음이다.

세금 꼬박꼬박 내며 지역의 의료를 담당하고, 150여명의 직원 고용 창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도움과 봉사에 많은 부분 할애하며 나름 열심히 운영하였는데, 절박한 생존의 기로에 놓여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되나 마냥 아쉽기만 하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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