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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방지에 있어서 약사와 노회찬
  2018-08-22 09:56:18 입력

매년 약 60만명이 자살 시도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단연코 가장 높아서,  자살은 정말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자살 공화국’으로 낙인 찍힌 우리나라의 자살률 감소에 도움이 되도록 정신과 의사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2012년 12월 ‘자살 고위험군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심리상담사를 배출함과 동시에 매뉴얼이 실제 잘 사용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살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 수립과 사업의 필요성은 적극 지지하지만, ‘2018년 민·관 자살 예방사업’에 약사가 참여하는 것에는 다른 의견이 있다. 가장 흔한 자살의 원인은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 자살에 대한 생각이 건강한 사람의 4~5배 이상 증가하고 생활상 스트레스나 음주 문제 등이 겹치면 그 위험도는 급상승한다.

한 연구에서는 자살한 사람을 대상으로 심리적 부검을 하면 75퍼센트가 우울증이라고 했을 정도다. 더 나아가 자살 시도자의 우울증을 발견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자살을 재시도하는 비율을 80퍼센트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살과 우울증은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치료를 받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다.

외국의 보고에 의하면 자살 사망자의 3분의 1만이 항우울제를 복용했고, 3퍼센트만이 치료적 용량의 항우울제를 복용했다. 약물 치료를 동반한 적극적인 우울증 치료는 자살 위험을 낮추는데 매우 효율적이지만,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있는 9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치료받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적극적인 치료와 지속적인 약물 모니터링이 자살 예방의 중요한 전략이 된다.

그런데 의사로부터 우울증 진단을 받고 항우울제를 조제하러 간 약국에서 ‘아,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계시는군요. 자살 위험이 높으니 약국에서 복약 순응도 측정과 지지 및 상담치료를 받으세요’라고 하면, 그 환자는 아예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렇잖아도 자신의 병력을 외부인이 몰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데, 자신의 아주 민감한 건강정보를 자살 예방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약사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약사의 자살 예방사업은 환자의 민감정보를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오히려 적절한 우울증 치료를 방해하여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개연성이 아주 충분하다.

자살은 전염성이 있다. 특히 유명한 사람이 자살하면 그와 같은 방법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이를 ‘베르테르 효과’라고 한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이 권총 자살을 했는데, 그 후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 권총 자살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필립스가 이름 붙였다

얼마 전 불법 정치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자살을 택한 노회찬의 죽음을 미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괜히 자살률을 높이는 효과로 나타나지 말길 바란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2018-08-22 10:24:26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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