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수국의 슬픈 언어
입이 없어
슬픈 언어로 침묵하는
수국의 작은 꽃
벌과 나비에게 전할 말을 못해
바깥쪽으로 대신 피워 준 화려한 허화
번식의 쾌락을 벗어 놓은
수국의 부끄러운 알몸이었다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허화의 배역
꽃차례 연극은 막을 내린다
겨울까지 탈색의 흔적을 달고 있는 몸매는
꽃잎을 내려놓은 폐경기의 우울증
수국의 허화는 화려한 그림이었다
그 그림에 반해
좁은 속으로 빠져드는 유희
한 다발씩 흔들리는 떨림은
본능을 알리는 체위
허화의 그림같은 연기에
수국은 말없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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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 출생
<한국작가> 시부문 ‘달개비꽃’ 외 2편 등단
문예샘터 회원
한국작가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작가신인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