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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바라보며
  2018-02-26 10:20:43 입력

친구는 퇴직하면 부인과 함께 유럽여행을 한 달 간 가려했다. 그러나 퇴직을 얼마 앞두고 췌장암 진단이 내려졌다. 이제 행복한 노후의 삶을 즐기려 했는데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내려진 것이다.

은퇴하면 새로운 꿈이 많았는데, 보고 싶은 사람들도 자주 만나고, 그동안 마음 속으로만 생각해왔던 그림공부도 다시 시작하고, 악기도 색소폰을 폼나게 불어보고 싶고, 절기마다 국내나 국외에 여행도 가고….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은퇴 후엔 자신을 돌아보며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이제 몇 달 남지 않은 삶을 호스피스 시설에서 보내며 통한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우리 인생에 다음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내일이 먼저 올지 다음 생이 먼저 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티벳 속담이 있다. 실상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 내일은 달력에나 존재하는 것이다. 이 순간의 호흡에 이어 다음 순간의 호흡이 닫히면 삶은 거기서 멈추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걸 망각하고 오늘의 행복을 자꾸만 내일로 미룬다. 그래서 근대 호스피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여사는 “지금 행복하라”고 말한다.

미국에 사는 육촌 여동생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부음을 오늘 받았다. 뇌출혈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제 밤 10시쯤 페이스북에 링크된 것을 보았는데 오늘 아침 갑자기 전해온 부음은 나에게 큰 충격이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페이스북에라도 고맙고 사랑하고 축복한다는 말을 미리 많이 해둘 걸 잘못했다는 자괴감도 밀려온다.

그동안 이국 땅에 적응하며 행복하게 살려고 치열한 삶을 살아왔고 이제 남편하고 어느 정도 숨쉴만한 처지가 되자 느닷없이 뇌출혈의 습격을 피하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인사도 없이 떠난 것이다. 삶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바로 저 세상으로 데려가는 뇌혈관질환이나 심근경색은 이런 면에서 매우 잔인한 질병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이 영원히 살 것 같은 마음으로 살기 때문에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있다. 내일 나의 생명이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늘 지금 당장 해야 될 일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을 미루지 말고 바로 해야 한다. 삶과 죽음은 연결되어 있지만 삶 가운데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지인의 장례식장을 다녀올 때는 잠깐씩 생각해보지만 곧 잊고 삶의 현실 속으로 뛰어들어 정신 없이 삶을 살아간다.

친구의 암 선고와 육촌 여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은 인생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하게 된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내 삶의 진정한 목적지는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지…. 그렇다고 이에 대한 답은 쉽지 않고 그냥 틀에 박힌 습관을 따라 답 없는 길을 그냥 달려가는 일상이 또 시작되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을 지낸 카터는 간에 생긴 악성 종양이 뇌까지 전이되었고,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지금 놀라울 정도로 평안합니다. 나는 내일 어찌될지 모르지만 오늘 성경학교를 계속 열고 자원봉사도 그대로 계속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가 쏟아졌고 그로부터 4개월 후 그는 전통적인 방사선 치료와 신약 투여로 치유되었다고 발표해서 국민들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보름도 채 안되어 사랑하는 손자가 잠을 자다 심장마비로 돌연사하는 비보를 접했다. 그 때도 그는 자원봉사하는 일을 계속하며 오늘 할 일에 충실했다.

그의 평범한 삶은 인생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을 나에게 주고 있다.

“그래, 욕심을 다버리고  지금 하는 대로 많이 웃고 여행도 다니고 무조건 행복하게 사는 거야. 그리고 마음의 상처로 또 육체의 질병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과 함께 즐겁게 서로 위로하며 사는 거야. 그냥 하는 대로 죽-하면서 언젠가 나에게도 닥쳐올 죽음이 와도 평안한 마음으로 담담하게 맞이하는 거야.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은 당장하고, 먼 미래에 대한 계획은 세우지 않아야지.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가장 재미있고 의미있게 보내야 해. 그리고 용서하고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야지. 매일 매일의 삶을 축제로 만드는 거야.”

이것이 내가 세상에 온 목적이고 사명인 것이다. 많이 웃으면 나의 남은 삶에 대한 정리가 잘 된다. 웃다가 죽으면 평안하고 행복한 삶이다. 우리 많이 많이 웃자.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저자

2018-02-26 10:29:14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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