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 8년 암행어사 김상휴는 작은 고을을 지나가다 보기 드문 광경을 목격했다. 관복도 입지 않은 서너 명의 장정이 집집이 다니며 쌀, 잡곡, 엽전, 포목 등을 걷고 있었고 그것을 내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기쁜 표정이었다. 이 뜻밖의 광경을 보고 어찌 된 사연인지 물어본 그는 전임 사또 이영장의 생사당을 짓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재물을 모으고 있다는 소리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사당이란 원래 죽은 사람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짓는 것인데 살아있는, 그것도 전임 사또의 생사당을 짓는다고? 전임 사또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마을 주민들은 전임 사또를 욕보이게 했다며 화를 내기까지 했다. 그 광경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에게 한 노인이 제안했다.
“저희가 전임 사또에게 은혜를 입은 것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집집이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 보시겠습니까?”
집집이 돌아다니며 들은 이야기는 믿기 힘들었다. 어린아이와 죽은 사람까지 군역을 부과하고 군포를 징수하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굳어졌는데 6년 동안 전임 사또는 죽은 사람에게 군포를 징수하는 백골(白骨), 어린아이에게 군포를 부과하는 황구(黃口)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며, 관청 건물을 증축하면서 품을 안 주는 것도 다반사였지만 전임 사또는 모두 품삯을 하나하나 균등하게 지급하고 혹시 못 받은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다시 불러서라도 주었다고 한다.
또한, 공금을 유용하고 당겨쓰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으며 늘 백성들을 생각하며 허름한 옷을 입고 거친 음식을 먹었다며 만나는 모든 마을 주민들이 칭송하고 또 칭송하였다.
전임 사또 이영장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에서 벗어나 공무를 법대로 바르게 집행한 것으로써 공직자의 본분을 지킨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좋아한 것은 자기들의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해준 사또의 청빈한 행동, 청렴의 향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공직자의 청렴은 공무 처리에 있어서 정해진 규정대로 공평하고 바르게 처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렴은 우리와 멀리 있고 실천하기에 어려운 이념적 가치가 아니라 가까이에서 할 수 있는 실천적, 도덕적 가치이다. 병무행정의 수행과정을 보면 병무청 창설 이래로 다양한 형태의 병역비리가 주기적으로 적발되어 병역의무자는 물론 관련 직원들도 처벌받은 아픈 과거가 있었다.
병무청에서는 이러한 일들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제도와 업무처리 시스템 개선, 부패방지 청렴시책 등을 추진하였다. 병역면제판정 2심제 도입, 징병검사 완전 전산화, 병역이행 시기 본인선택제 도입 등 제도개선은 물론 전 직원의 청렴 생활화와 더불어 대외기관과 함께 청렴문화 확산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병무청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는 청렴기관으로 거듭났다. 직원들의 크고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청렴기관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렇듯이 청렴은 우리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 규범이자 문화이다. 문화는 조직구성원들이 지속적 관심을 가지고 계승·발전시켜야 한다.
앞으로도 병무청에서 국민이 공감하는 청렴정책과 부패방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노력을 통해 청렴문화의 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 꽃의 향기를 모든 사람이 좋아하듯이 청렴의 향기가 가득한 기관을 국민들은 당연히 좋아하고 사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