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달개비꽃
류일화/문예샘터 회원
풀숲에서 너를 처음 보았을 때
난 떨렸다
파란 강물이 흐르는 꽃잎 사이로
노란 파랑(波浪)이 혈(穴)되어 흐르는 걸
보았으니
적덕자(積德者)를 닮아서
아스라한 광배(光背)가 되어 보이는
쪽빛 떨림은
길을 걷다가 발밑을 보면 만나리라
땡볕에 한층 한층 짙어지는 빛깔은
이미 출렁이는 바다가 되어간다
하나가 흔들리면 연달아 흔들리는 함성이다
흰색을 덧댄 푸른 파도의 음성이다
달개비꽃!
부르는 입가에도 샘물 적신 갈증이 사라진다
흥덕(興德)세상이 되어간다
쪽빛세상이 되어간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마음으로 피우는 꽃밭세상이 되어간다
◆당선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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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일화 시인. |
연두빛 씨실과 날실로 짜여진
파릇한 봄날부터 시작하여
개울가 돌멩이 뜨거운 여름날과
붉은 고추 익어가는 파란 가을하늘과
양지 나락밭에 참새떼 재잘대는 새하얀 겨울날까지
나의 고향 양평은 나에게 회화적 시를 가르쳐준 고마운 스승이었습니다.
하얀 냉이꽃과
노란 꽃다지가 봄바람에 출렁이는 논두렁을 뛰어 다니며
개구리알을 만지작 거리고
올챙이를 기다릴 때면
채도를 달리하는 초록의 앞산이
수채화를 그려내기 시작하고
산비둘기는 연분홍 벚꽃잎을 물어와
연신 “구구구구” 덧칠을 합니다.
쟁기로 갈아엎어 놓은 두럭마다 달래향이 흙냄새처럼 달려있고
진달래 꽃맛이 분홍색으로 손바닥에 물들어 있습니다.
시인(詩人)이라는 수채화 같은 새옷을 선물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등단의 오솔길을 동행해주신 문예샘터 회장 소담(昭潭) 임경자 시인(詩人)님께
아울러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