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사분오열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우리지역까지 깊숙이 침투되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분단으로 인해 남북이 갈라선지 오래고, 영호남이 다시 갈라져 동서갈등이 심각하다.
그런 와중에 신자유주의의 득세로 계층간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오죽하면 사회민주화를 견인해 오던 민주노조 진영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조, 조직 노동자와 비조직 노동자,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로 갈라져 허우적대고 있을까 한숨만 나온다.
우리지역도 계층간 양극화에 따른 문제가 심각하다. 양주시 회정동에 있는 일부 유치원에서는 고작 5~6세 밖에 되지 않는 아이들이 ‘주공아파트파’와 ‘변두리파’로 나뉘어 알력이 심하다고 한다. 덕정주공아파트 인근의 일부 어린이집은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라는 구분법에 따라 코흘리개 아이들이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의정부시 민락동에서는 더 나아가 분양아파트-임대아파트-원룸 주민으로 나뉘어 서로 경계하고 멸시하며 뒷손가락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혀가 내둘린다. 나만 아는 분별 없는 어른들의 모습이 어린 새싹들의 영혼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서로 어울리며 꿈과 희망을 키워가야 할 아이들이 어른들의 가치기준에 따라 세상을 삐뚤어지게 바라보게 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나만 잘살고 보자는 개인이기주의와, 우리만 잘나고 보자는 집단이기주의가 사회적 양극화와 맞물려 지역을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사회지도자들이 제시하는 지역발전이란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정치인과 관료, 교육계, 주민지도자 등이 함께 모여 대책을 마련하자. 특히 순수하고 아름다워야 할 어린아이들까지 패가 갈려 보이지 않는 총을 겨누는 어이없는 일은 지금 당장이라도 해결해야 할 최우선적인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