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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정경희의 곧은소리
  2008-03-27 13:41:17 입력

스스로 ‘보수 우파’를 자임하는 이명박 정권의 출범과 때를 같이 해서 뉴라이트계열 ‘교과서포럼’의 집필자들이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가 나왔다고 한다. 이승만과 박정희 독재를 긍정하는 교과서포럼은 재작년인 2006년 11월 토론회를 열었지만 4·19단체들의 반발로 실패했었다.

교과서포럼 출범(2005년 1월) 2년여만에 나온 이른바 <대안교과서>는 주류학계가 동의하지 않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인정하고, 이승만의 역사적 위상을 반공·자유민주주의 확립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민감한 쟁점은 박정희의 5·16쿠데타다. 뉴라이트 집필자들은 “사회경제적 위기를 수습할 능력이 없는 구 정치인집단을 1950년대 군부에 축적된 유능한 엘리트장교 집단으로 교체해서 근대화 혁명의 출발점이 됐다”는 것이다.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는 5·16쿠데타를 ‘무능한 구 정치인 대 엘리트장교 집단’의 판박이 드라마로 각색하고 있다. 그것은 전후 냉전시대에 가난한 제3세계에 적용됐던 판박이 정치소설이다.

우리의 경우 고려왕조를 제외한다해도, 적어도 조선왕조 5백년 동안 치밀한 중앙집권적 문민관료지배의 역사가 축적된 나라다. 근대화 혁명을 이른바 엘리트장교 집단이 이룩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공치사일 뿐이다.

5·16쿠데타는 팽팽한 미·소 냉전시대에 한·일 공동방위체제가 절실했던 미국의 전략적 산물이었다. 거리를 휩쓰는 반일(反日)학생데모 앞에서 ‘매판자본’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었던 장면(張勉)내각에 기대를 걸 수 없었던 ‘미국의 선택’이 쿠데타의 진원지였다고 해야할 것이다.

박정희식 구호 ‘대운하’ ‘7%성장’

그 뒤를 이어서 일본으로부터 상업차관이 들어옴으로써 경제건설의 자금원이 될 수 있었다. 어느 모로 보나 ‘엘리트 장교집단’에 경제발전의 영광을 돌리는 것은 터무니없는 정략적 선전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에 이어, 지금 경제발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중국,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모두 유교문화권 테두리 안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유럽근대화의 동력을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에서 찾았지만, 그가 지금 살아있다면 동아시아의 고속성장 동력을 유교문화에서 찾지 않았을까 하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한국 경제발전의 영광을 5·16쿠데타에 돌리는 것은 군사독재 이데올로기의 뿌리가 깊다는 끔찍스런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이 나라에서는 ‘한반도 대운하’나 ‘7%성장’이라는 박정희식 구호가 요란하다.

애초에 대통령선거 때 이명박 캠프가 노무현 정부를 윽박지른 최대의 공격포인트는 ‘민생’이요, ‘경제’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6%안팎’으로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민간연구소들은 예를 들어 4.6%(엘지경제연구원), 4.7%(삼성경제연구소), 4.8%(골드만삭스), 4.1%(국제신용평가사 피치) 등으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죽은 박정희는 아마 지금 이명박 정부가 군림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굽어보면서 혀를 차고 있을 것이다.

역사 거꾸로 쓰기… 박정희 우상화

국내 유수의 민간 연구소들이 올해의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잡고 있다는 사실은 애초에 ‘6%안팎’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성장목표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정치적 희망사항임을 암시하고 있다.

‘실용적’이라던가, ‘민생’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구호는 노무현 정부를 단죄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장밋빛 꿈을 소리 높여 외친 ‘기적의 공약’이었다.

그 뿌리에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부지런하고 악착같은 이 나라 국민이 이룩해낸 경제건설의 열매를 박정희의 사유물로 바치는 기득권집단의 ‘거꾸로 역사 쓰기’가 있다.

4·19와 박정희의 돌연사, 그리고 5·18광주항쟁과 전두환, 노태우의 단죄에도 불구하고, 군사독재의 유산상속자들은 끈질기게 살아 남아 이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만인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언론권력이 있다. 여론을 과점지배하는 언론권력은 이명박 정권을 창출한 1등공신이다. 그래서 어느 정권보다도 강력한 권·언 복합체를 형성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창출과정에서 언론권력은 정치적 공방을 이데올로기로 덧씌운 ‘역적 대 애국자’의 논쟁으로 각색하는 데 기여했다. 이명박 후보가 말한 ‘보수 우파 대 친북 좌파’라는 흑백론이 그것이다.

지금 한국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있다. ‘역적 대 애국’의 싸움에는 죽기 아니면 살기가 있을 뿐이다. 집권집단은 “실용주의” 구호와는 반대로 박정희 시대로의 복고(復古)바람을 일으켜 이 나라를 거대한 보수캠프로 만들고 있다.

언론인/정경희의 곧은소리/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과 기사제휴

2008-03-27 16:09:10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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