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소요산이 개발의 광풍에 휩싸여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소요산을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는 동두천시가 소요산 입구에서 공주봉까지의 왕복 2.9㎞ 모노레일 건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두천시는 노약자와 장애인의 등반 편의성 등 복지적 요인과 모노레일 탑승을 위한 신규 관광객 유입이라는 경제적 이익을 모노레일의 건설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소요산 일대는 경기도 고시 제97-2호에 의하여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동안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08년 동두천고시 제08-6호에 의하여 재고시되어 현재 소요산 일대 3.122㎢가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상태이며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다.
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 회원인 손은기씨의 연구로 꼬리치레도롱뇽의 집단 서식지로 밝혀지기도 하였다. 꼬리치레도롱뇽은 천성산 ‘도롱뇽 소송’의 주인공이며 국가적색목록 관심종이고 서울시,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서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있는 생물이다.
천성산터널이 꼬리치레도롱뇽에 아무 위해도 끼치지 않을 거라는 당국의 호언장담과 2012년 오히려 개체 수가 증가하였다는 일부 언론의 설레발이 있었다. 그러나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의 발표에 의하면 꼬리치레도롱뇽을 천성산 습지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개발은 특히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한 개발은 훼손을 전제하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동두천시는 야생동식물보호구역을 해제하여 모노레일을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생태자연도 조정작업을 시작하였다. 현 고시자인 동두천시장이 해제권한을 가지고 있다. 훼손의 주체와 보전의 주체가 같다.
소요산에는 천년고찰인 자재암이 위치하고 있다. 소요산 전체의 95%는 자재암 소유다. 모노레일이 건설될 공주봉 역시 자재암 땅이다. 전망대, 포토존, 관광객 소비시설 등이 들어설 공주봉 정상과는 직선거리로 1㎞밖에 떨어지지 않아 수행환경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자재암은 1,000원의 소요산문화재 관람료에 대한 2010년 합의에 따라 이를 허용한 것이다.
동두천시의 타당성 조사는 과장되어 있다. 2014년 주요관광지점 통계에 의하면 동두천시에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205,060명이며 이중 소요산 등산객은 124,293명이다. 동두천 자체 통계에는 총관광객 수 685,675명 소요산 등산객 수 6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모노레일 탑승객 추정에서 운행 첫 해인 2018년 최소 142,037명, 최대 215,439명, 평균 178,737명을 잡고 있으며 이후 년 18만명선을 계속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요관람지점 통계에 의한 전체 등산객 수보다 5~6만명이 많은 추산이다. 동두천시의 추산을 적용한다고 해도 전체 등산객의 1/3이 모노레일을 타고 공주봉에 올랐다가 계곡을 내려가 다시 주봉인 의상대로 올라간다는 말이 된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모노레일을 설치하면 경험하기 위해 다른 시군의 관광객이 모노레일 탑승을 위해 찾아온다는 것이다. 타당성조사에서 동두천 모노레일 사업의 유사시설로 선정한 충북 제천시 청풍호 모노레일의 경우 2015년 이용객 수가 15만명을 넘어섰고 소요산이 수도권의 인구 밀집지역과 가까우니 그 이상이 오리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청풍호 모노레일과 소요산은 입지조건이 다르다.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은 같으나 청풍호 모노레일의 경우 산 정상에서 청풍호(충주호)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거기에 기존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향하는 이용객도 존재한다. 이런 호수라는 뛰어난 전망을 가진 청풍호도 2012년 완공 후 4개월 운행으로 2만여명 2013년 6만여명이 이용했다. 청풍호(충주호)의 풍광에 대한 입소문으로 인해 완공 4년 만에야 15만명이 이용한 것이다.
공주봉에서 전망할 수 있는 곳은 동두천 시가지와 소요산 일부, 자재암 정도다. 서울에서 한 시간 넘게 운전하여 8천원짜리 단일 놀이기구를 타러 오는 격이다. 완공된다면 한 번은 신기해서 타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풍호에 비견되는 조망이 없는 공주봉 모노레일을 다시 이용하고 주변에 권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는 과대 포장된 이용객 수 예상으로 고통받는 지자체를 바로 이웃에 두고 있다. 의정부시 경전철이 그 예이다.
소요산 모노레일은 예상으로만 혈세 60억이 들어간다. 거기에 매년 운영비로 3억이 들어간다고 한다. 과대 산정된 이용객 수로 2027년 건설비, 운영비의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2028년부터는 순이익 체제로 돌아선다고 타당성조사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연 이용객 44,000명을 넘어서지 못하면 운영비로 혈세를 낭비해야 한다는 점은 말하지 않는다.
이용객 수가 작으면 시는 다른 편법을 쓸 것이다. 공주봉 정상에 대규모 위락시설이나 산 중간에 정거장 건설 및 위락시설 설치 등이다. 현재 가장 잘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청풍호 모노레일에서도 정상에 위락시설 건설이 검토되고 있다. 생태자연도 1등급의 ‘야생동식물보호구역’이 계속 파괴되는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우리의 주장
1. 동두천시는 소요산을 죽이는 모노레일 설치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1. 동두천시는 꼬리치레도롱뇽 등 야생동식물의 보호계획을 작성하고 공개하라!
1. 동두천시는 혈세를 낭비하는 모노레일 설치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1. 자재암은 수행에 지장을 주는 토지이용 허용을 취소하라!
2016년 11월3일
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최주영 박태운 이석우